재판부, 제보자X 구인장 발부…지씨, SNS 통해 재차 불출석 사유 밝혀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른바 현직 검사장과 종합편성채널 채널A 기자 간의 '검언유착'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제보자X' 지모 씨가 거듭된 증인 불출석에 구인영장이 발부됐음에도 또 다시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 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판부에 보낸 불출석 사유서를 공개했다.
그는 사유서에서 "언론을 통해 구인장 발급이나 강제구인의 소식을 접하고 있지만, 이 사건의 중요 당사자이며 혐의자인 한동훈의 검찰조사나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제가 증인신문에 응한다면 스스로 진실 왜곡에 나서는 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번의 증인 소환에 제가 제출했던 불출석 사유는 변화된 게 없다. 제가 강제구인 된다고 해도 증언할 수 있는게 없다"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종합편성채널 (주)채널에이(채널A). 2020.04.22 dlsgur9757@newspim.com |
또 "처음부터 지금까지 제가 바라는 것은 언론과 검찰권력이 한 유력 인사를 무고하게 죄인 만드는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하려고 했던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이 점은 저와 마찬가지로 판사님의 공무 목적이기도 할 것이라고 믿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다"고 글을 끝맺었다.
앞서 지 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심리로 열리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재판에 세 차례 불출석하면서 "한동훈 검사장을 먼저 소환하지 않는 이상 증인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6차 공판에 지 씨가 출석하지 않자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에 나서겠다고 했다. 다만 지 씨의 증인신문 기일을 11월 16일로 정하고, 그 이전에도 본인이 임의 출석하는 경우 신문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사건은 MBC가 3월 31일 이 전 기자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전 대주주이자 VIK 전 대표인 이철 측 대리인 지모 씨에게 접근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비위를 제보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한 검사장과 자신이 나눈 통화녹음을 들려줬다고 한다.
보도 이후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각종 시민단체의 고소·고발이 이어지자 검찰은 4월 13일 사건을 중앙지검에 일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사이에 일종의 공모가 있었다고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해왔지만,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철 전 대표의 요청으로 소집된 검찰 수사심의위는 지난 7월 24일 6시간 여의 마라톤 토론 끝에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할 것과 불기소할 것을 의결했다.
결국 검찰은 4개월여 간의 수사 끝에 두 사람만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또 다른 의혹 당사자인 한 검사장과의 공모 혐의는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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