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동절기 독감, 코로나19 재창궐…내년 1분기까지 불투명"
내연기관차 퇴출 분위기 거세져…포스트 코로나, 소비 감소 할 듯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는 정유업계가 내년에는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에 따른 수요 급감, 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밑지는 장사'를 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제마진 소폭 개선, 정유사들의 영업적자 폭 감소 등을 바탕으로 긍정적 기대도 있다. 하지만 업계는 북반구가 동절기에 접어들며 독감과 코로나19가 재창궐 등의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정유업계의 '장사'에 대한 성적표는 이미 다 나왔다.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하반기에는 브이자 회복세를 기대했지만 4분기에 들어선 현재까지도 개선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유4사 CI. [사진=각사] |
지난 주 GS칼텍스를 제외한 정유 3사가 발표한 3분기 실적도 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각각 289억원과 93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올해 1~3분기 누적 적자 규모는 각각 2조2438억원, 1조1808억원이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1011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흑자라고 내세우고 이달 초 실적 발표를 앞둔 GS칼텍스도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지만 누적으로 살피면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도 1~3분기 누적 적자 규모가 5148억원이나 된다. GS칼텍스는 1~2분기 누적 적자가 1조1651억원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3분기에 그나마 적자폭을 축소한 요인은 재고평가이익이고 정제마진은 여전히 바닥"이라면서 "4분기에는 유가가 큰폭으로 오르지 않는 이상 3분기 같은 재고평가이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정제마진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3분기 재고 평가 관련 2967억원의 이익을 봤다.
정제마진의 경우는 정유사별로 기대치가 미세하게 차이가 있지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주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동절기를 앞두고 등유, 경유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주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석유 제품 수요 회복 지연으로 정제마진 회복 역시 지연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로 경영환경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에는 코로나19 영향 완화와 글로벌 경제 개선으로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기준으로 삼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10월 첫째 주 배럴당 2달러, 둘째주 1.5달러, 셋째주 1.1달러, 넷째주 1.7달러로 한달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로 그 밑으로는 팔면 팔수록 손해다.
정유업계 다른 관계자는 "결국 수요가 회복돼야 정제마진도 오를텐데 북반구가 동절기에 접어들며 독감과 코로나19가 재창궐하는 분위기"라며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차 판매 제한, 퇴출 분위기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역시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오는 2030년 석유 수요가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줄어들 것으로 봤다. 반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세계 전력 시장의 새로운 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