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프로바둑기사 조혜연(35) 9단을 1년간 스토킹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허경호 부장판사)는 2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협박, 건조물침입,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7)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이형석 기자 leehs@ |
재판부는 "A씨는 조 9단이 관리하는 건물에 침입해 욕설과 협박을 하며 소란을 피워 피해자의 바둑학원 운영업무를 방해했고,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적시해 조 9단의 명예를 훼손했다 "조 9단이 경찰에 신고한 후로도 계속해서 조 9단을 협박하고 업무를 방해했으며, 인터넷 기사에 글을 게시해 조 9단을 욕하고 경찰 신고로 조사를 받게 되자 재차 조 9단을 찾아가 협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이제 바둑학원에 찾아오지 않고 조 9단을 만나지 않겠다'는 진술서를 작성, 제출했음에도 계속해서 조 9단을 협박하고 업무방해, 보복 협박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며 "조 9단은 이 사건으로 심리적 충격을 받아 경찰에 신고하는 등 조치를 취했음에도 형사사법 절차를 통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에 불안감을 느껴 사설 경호원을 고용할 정도로 정신적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무방해 혐의 역시 바둑학원 규모로 봤을 때 경제적 손실 역시 상당한 것으로 보여 이런 점을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범행 대부분 부인하면서 특별히 반성하지 않는 점,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처벌을 원하는 점을 종합해볼 때 A씨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일부 범행을 자백하고 일부 범행은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벌금형과 집행유예 이상의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A씨의 연령, 정신건강 상태, 피고인이 조현병으로 진료받은 내역이 있는 점 등 여러 정상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차례에 걸쳐 조 9단이 운영하는 바둑학원 건물에 침입하고 건물 외벽에 낙서하는 등 조 9단을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조 9단이 바둑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인터넷 기사에 협박성 댓글을 게시하거나 바둑학원 건물 밖에서 조 9단을 협박하고 소란을 피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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