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상환유예 등으로 현실 반영 안 돼
추가 부양책 지연 시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올해 코로나19(COVID-19)로 미국인들은 직장을 잃고 부채상환을 미루고 있지만 소비자 신용점수는 되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신용평가기관 피코(FICO)의 지난 7월 평균 미 소비자 신용점수는 711로, 지난 4월(708점)보다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전인 지난해 7월 때와 비교했을 때 706점 보다도 높다.
피코는 오는 10월 중순까지 7월 700점 이상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기관이 신용점수를 추적하기 시작한 지난 2005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피코의 신용점수 범위는 300~850이며, 700이상이면 좋다(good)는 평가를 의미한다. 점수는 총지출한도액에 대한 신용카드 부채비율, 지출 내역, 사전 대출신청 등 소비자 신용보고서들의 내용을 보고 산출한다. 다만, 고용 이력이나 수입은 검토대상이 아니다.
WSJ는 신용점수 상승은 정부와 금융기관들의 지원이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자동차와 학자금 대출에 대한 광범위한 대출금 상환 유예는 현금흐름을 자유롭게 하고 신용 보고서를 깨끗이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신용점수 개선은 미국 소비자들이 코로나19발 경제적 충격을 잘 헤쳐나가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지만 미 연방의회가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신용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프랜시스 크레이턴 소비자통계산업협회(CDIA) 회장은 "수 개월 안에 신용평가 보고서에 실질적인 악영향이 있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현재 높은 수준의 신용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이썬 돈헴 피코 신용점수 및 전망분석 부문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산출된 신용점수는 현재 경제지표 보다 늦다면서, 지난 2009년 10월 신용점수가 686로 급락했을 때는 경기침체가 끝나고 몇 달 후였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거시경제 스트레스도 점수에 반영될 때까지는 수 개월 걸린다는 설명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