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준호 의원 "법률 사각지대 이용한 사적 이익 실현"
송석준 의원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할 사안" 반발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박덕흠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가족회사 통해 피감기관인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다수 공사를 수주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여야 의원 간 설전이 벌어졌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올해 4월 14일 도로공사가 발주한 고속도로 포장공사에 29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며 "여기에는 박 의원 가족회사 3개 업체가 참여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한국교통안전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0.10.12 leehs@newspim.com |
천 의원이 지목한 3개 업체는 혜영건설, 원하종합건설, 파워개발이다. 이 가운데 혜영건설과 원하종합건설은 박 의원이 52.5%, 45% 지분을 각각 보유한 업체다. 파워개발은 박 의원 친형이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천 의원은 "박 의원 가족회사 3개 업체가 동시에 입찰해 낙찰 확률을 높였다"며 "낙찰 확률은 29분의 1에서 10분의 1로 세배 높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당시 입찰에 참여한 29개 업체 면면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박 의원의 가족회사와 잘 알거나 시익을 공유한 업체"라며 "저는 이 계약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진숙 도로공사 사장은 "각종 법령상 기준이나 규정에는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조금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약 무효화와 관련해선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법률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천 의원은 또 "2012년 이후 도로공사 지역본부가 발주한 도로포장공사 전체에 대한 분석을 해보니 박 의원의 가족회사처럼 특수관계로 얽혀서 입찰한 조직 5곳을 발견했다"며 "박 의원 가족회사를 포함한 6곳이 지난 8년간 고속도로 포장공사로만 2300억원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이는 전체 발주금액은 75%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포장업종으로 등록된 전문건설업체는 3600개에 달한다.
그는 "이런 행위 가능한 것은 국회에서 건설업계 담합 구조에 대한 대안 마련과 제도 개선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관급공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는커냥 법률 사각지대를 악용해 사적 이익 실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에 "도로공사 공사 입찰 전체에 대해 감사원 감사 청구를 요청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내용은 의혹이고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할 사안"이라며 "특정 의원의 실명을 10번 이상 언급하면서 심하게 몰아가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송 의원은 또 "지난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공범이라는 있을 수 없는 발언을 하고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잘 못된 부분은 관계기관이 밝혀서 책임지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천 의원은 "동료의원의 정당한 질의에 대해 저렇게 말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박 의원은 담합하는 업체에 대해 강력히 징계하고자 하는 법안에 대해 적극 개입해 무력화시킨 경력이 있고, 결국 반복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진선미 위원장은 "중요한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는 게 의원들의 권한"이라면서도 "의견을 제시할 때는 동료의원에 대한 배려를 최대한 고민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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