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 최저·최고기온 증가 추세...서울 증가폭 크다
가을 시작일 계속 늦어져...'10월 가을' 가능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면서 가을이 시작되는 추분(秋分) 기온이 지난 30년 동안 상승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가을 시작일'은 더 늦어지고 있어 현재 추세라면 10월이 돼야 가을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 추분 최저·최고기온 증가 추세...서울 증가폭 크다
기상청은 추분인 22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15.5도로 관측됐고, 낮 최고기온은 25도로 예상돼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추분은 24절기 중 하나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때다. 이후부터는 밤의 길이가 더 길어지기 때문에 추분은 여름이 가고 가을이 시작되는 계절의 분기점으로 인식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절기상 추분(秋分)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수크령 옆으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0.09.22 dlsgur9757@newspim.com |
1990년 이후 30년 동안 추분 최저·최고기온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1990년대(1990~19999년) 추분 평균 최저·최고기온은 각각 14도와 23.7도로 일교차 평균은 9.7도로 집계됐다.
그러나 2000년대(2000~2009년) 추분 평균 최저·최고기온은 14.8도와 24.9도로 각각 0.8도와 1.2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2010~2019년) 최저기온은 2000년대보다 0.2도 하락한 14.6도였지만, 최고기온은 0.2도 증가한 25.1도로 관측됐다.
특히 서울 지역 추분 최고기온 변동 폭은 전국 평균보다 큰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추분 최고기온은 1990년대 24.1도, 2000년대 25.1도, 2010년대 26.4도였다. 30년 동안 2.3도 증가한 것이다. 최저기온은 1990년대 15.7도, 2000년대 16.3도, 2010년대 16.4도로 모두 0.7도 올랐다.
◆ 가을 시작일 계속 늦어져...10월로 넘어갈 수도
추분 최저·최고기온이 계속 높아지면서 가을 시작일도 점차 늦어지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전국 가을 시작일이 10월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은 가을 시작일을 일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은 첫날로 판단하고 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가을 전령사 꽃무릇. 2020.09.20 nulcheon@newspim.com |
1912년부터 1920년까지 서울·인천·부산·대구·강릉·목포 6개 지점 가을 시작 평균일은 9월 16일이었다. 그러나 100년 가까이 지난 최근 9년(2011~2019년) 같은 지점 가을 시작 평균일은 13일 늦어진 9월 29일로 조사됐다.
특히 목포와 부산 가을 시작일은 이미 10월을 넘겼다. 최근 9년 목포 가을 평균 시작일은 10월 1일이고, 부산은 10월 7일이다. 부산은 이미 1970년대(1971~1980년)에 평균 가을 시작일이 10월을 넘겼다.
전문가들은 이번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인한 온난화 현상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2000년대 이후 서울 가을 시작일은 1910년대 목포 가을 시작일과 비슷해질 만큼 늦어졌다"며 "도시화로 인한 열섬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최근에는 공통된 요소로 들어갔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온난화로밖에 설명을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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