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테리 브랜스태드 중국 주재 미국 대사가 대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주중 미국 대사관이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에서 자신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 대한 브랜스태드 대사의 조력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어, 트럼프 대선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테리 브랜스태드 중국 주재 미국 대사 [사진=블룸버그 통신] |
현재 브랜스태드의 아들 에릭 브랜스태드도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은 에릭 브랜스태드가 대선 캠페인에 기여한 공로를 치하하면서 브랜스태드 대사가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니 언스트(공화·아이오와) 상원의원 지지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에릭의 아버지가 캠페인에 합류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 주재 미국 대사로서 미 국민들을 위해 3년 이상 봉사한 테리 브랜스태드 대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브랜스태드 대사는 미국과 중국 간 관계가 균형을 되찾아 상호 호혜적이고 공정한 관계가 되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브랜스태드 대사가 사임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주중 미 대사관은 브랜스태드 대사가 내달 초 중국을 떠나 아이오와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브랜스태드 대사의 사임에 대해 미국 정부로부터 아직 공식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센터(CCG)의 왕휘야오 주임은 블룸버그 통신에 "브랜스태드 대사는 중국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닌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사로 미중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기 때문에 그의 사임은 미중 외교관계에 있어 손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미국 아이오와 주지사를 지냈던 브랜스태드 대사는 당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개인적 친분 관계를 계기로 주중 대사로 발탁됐다.
시 주석은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였던 1985년 미국 중서부 지역을 방문하던 중 당시 아이오와 주지사였던 브랜스태드 대사와 우호적 관계를 맺었다. 브랜스태드 대사가 임명될 당시 중국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며 두 팔 벌려 반겼다.
하지만 브랜스태드 대사 임명 후 양국 관계는 영사관 폐쇄 등 40년 전 수교를 맺은 이후 최악으로 악화됐다.
지난주에는 브랜스태드 대사가 중국 관영 인민일보에 미중 관계의 불균형을 지적한 기고문을 투고한 후 인민일보가 '수준 이하'라며 기고문에 퇴짜를 놓자, 폼페이오 장관이 나서서 "중국은 자유 언론을 두려워하는 위선자"라고 거칠게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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