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용 증가율 중 기업신용 기여도 5.7%p
M1/M2 비중 31.8%→34.4%로 대폭 확대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충격으로 돈을 빌리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시중 유동성이 상반기 중 약 165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이 단기 부동자금 위주로 확대되면서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통화증가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시중유동성을 나타내는 통화지표인 M2(광의통화)가 상반기 중 164조9000억원 증가했다. M2 증가율은 작년 12월 7.9%에서 올해 6월 9.9%로 뛰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2020.09.10 lovus23@newspim.com |
한은은 통화량이 급증한 원인을 기업대출 확대로 꼽았다. 총신용 증가율에서 기업신용의 기여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5.7%p로 상당부분이다. 상반기 중 예금취급기관의 기업신용은 125조2000억원 증가해 2001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중 대출은 119조5000억원, 회사채 등 직접금융을 통한 조달은 5조7000억원 늘었다.
한은은 기업부문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확대가 실물경제 충격을 완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자금사정을 개선하고 영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용도별로는 운전자금대출이 상반기 중에만 44조9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작년 증가폭인 13조7000억원을 이미 훌쩍 넘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한은은 통화 상당부분이 단기성 금융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수시입출식예금, 요구불예금 등으로 구성된 M1은 상반기 중 133조원이 늘면서 M2 증가액의 80.7%를 차지했다. 반면 정기예금이나 수익증권 등 중장기성 금융상품은 31조9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저금리로 중장기성 금융상품의 금리 유인이 약화되고 기업조달 자금의 단기운용 등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M2 중 M1의 비중은 작년말 31.8%에서 올 6월 34.4%로 크게 상승했다.
한은은 보고서에 "시중유동성이 단기화됨에 따라 단기화된 자금이 수익추구를 위해 자산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있다"며 경고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보고서 관련 설명회에서 "부동산 시장 분석은 내부에서 조사국 금융안정국 등 관련부서에서 분석 모델 연구나 스트레스테스트를 이미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외부 전문가들과 협업이 필요하면 용역 등을 통해 전문적 내용들을 분석 점검할 수 있게끔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분기마다 국회에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보고해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 내용과 배경을 설명한다. 이번 보고서는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 부터 8월 회의까지를 대상으로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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