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한반도를 강타했던 제8호 태풍 '바비(BAVI)'로 인해 제주 해역의 염분 농도가 높아지고 수온이 1~2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주 해역 수온은 여전히 평년 수준인 28도를 유지하고 있어 차후 제주 해역을 지나는 태풍 강도를 약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북상하면서 중국 양쯔강 방류수 증가로 확산됐던 제주 주변 해역 저염분수가 해수의 상하층 혼합으로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고 2일 밝혔다. 저염분수란 염분 농도가 26psu(Practical Salinity Unit) 이하 바닷물을 의미한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26일 오전 8시 40분 기준 제8호 태풍 '바비(BAVI)' 위성 사진. 2020.08.26 hakjun@newspim.com [사진=기상청] |
앞서 바비가 북상하기 전인 지난달 22일 제주 주변 해역은 약 26psu 이하 저염분수가 수심 10m까지 나타나고, 약 30도 이상 고수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비가 965헥토파스칼(hPa), 풍속 초속 42m, 강도 '강' 세력으로 해역을 지나면서 바닷물 상하층 혼합이 강화, 표층 수온이 낮아지고 염분이 상승했다. 특히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에 근접했을 때 염분은 약 8psu가 증가한 32psu, 수온은 9도 하락한 21도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은 태풍 바비에 의해 수온이 1~2도 낮아진 해역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마이삭을 비롯해 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이 제주 해역을 지나더라도 강도가 약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바비로 인해 수온이 1~2도 낮아졌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인 28도를 유지하고 있어 태풍 발달에 좋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보통 태풍은 수온 26도 이상에서 발생한다.
기상청은 "바비가 지나가면서 수온을 1~2도 떨어뜨리긴 했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이라며 "태풍은 26도 이상에서 발달되기 때문에 10호 태풍을 약화시킬거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로 극한 기상현상이 증가하는 가운데 해양의 변화도 최근 눈에 띄게 체감되고 있으며 태풍의 발생과 강도변화는 해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며 "해양을 면밀히 감시해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적극행정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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