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의 기업 실적이 코로나19 직격탄에 30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일본 총무성이 1일 발표한 2분기(4~6월) 법인기업통계에 따르면, 자본금 1000만엔 이상 약 3만개사의 매출액 합계는 전년동기 대비 17.7% 감소한 284조6769억엔(약 3190조원)을 기록했다.
감소폭은 리먼 쇼크 직후인 2009년 1분기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컸으며, 매출액 자체도 거품경제가 붕괴됐던 1990년 2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음식·숙박 등 서비스업의 매출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휴업과 외출 제한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31.8% 급감했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운송용 기계도 세계적인 판매 감소로 37.2% 감소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대표적인 19개 업종 중 매출이 증가한 것은 텔레워크(원격근무·재택근무)와 전자상거래 확대로 덕을 본 정보통신업뿐이었다.
영업이익도 46.6% 감소하며 절반 가까이가 사라졌다. 철도나 항공 여객 수요가 사라진 운수·우편업은 8259억엔의 적자로 전락했다. 석유·석탄, 철강업도 적자를 기록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이익이 감소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자본금 1000만~1억엔의 중소기업은 79.6%가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단기차입금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8% 증가한 181조6389억엔으로 늘어났다. 증가폭은 1995년 4분기 이후 약 25년 만에 가장 컸다.
한편, 3분기에는 기업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동차 판매가 중국 수출용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고, 소매나 외식 등 서비스업도 최악은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7월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 회복이 더디긴 하지만 2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도쿄의 수출항에 적재돼 있는 컨테이너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