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이랜드이츠·신세계푸드 등 뷔페 155개 영업 중지
식자재 폐기·고정 비용 등으로 피해 막심…이미지 타격 우려도
[편집자주] 유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닷새 간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에 달하며 전국 확산 조짐도 감지된다. 상반기 코로나 악몽을 한 차례 경험한 유통업체들은 품절, 배송 대란을 대비해 대응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하반기 실적에 미칠 영향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기를 맞은 유통가 풍경을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코로나19 재확산에 외식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후속 강화 조치에 따라 서울·경기·인천 지역 뷔페 영업을 멈춘 까닭이다. 타격이 상당한 만큼 업체들은 패닉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영업 중단 시설 기준이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수도권 내 뷔페 레스토랑과 호텔 뷔페는 19일부터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이에 CJ푸드빌은 빕스 29개점, 계절밥상 12개점 문을 닫았다. 이랜드이츠는 애슐리·자연별곡·수사·피자몰·로운 109개점, 신세계푸드는 보노보노·올반 5개점 영업을 이달까지 멈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9일 서울 송파구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지침에 따른 영업중단 안내문을 게시한 한 뷔페식당. 2020.08.19 pangbin@newspim.com |
◆식자재 폐기·고정비 부담에 '고위험시설' 낙인까지 '첩첩수심'
피해는 즉각 나타나고 있다. 당장 식자재 폐기부터 손해다. 급작스럽게 영업 중단이 결정되면서 업체들은 당일 사용하기 위해 준비했던 채소, 해산물 등을 전량 폐기했다. 이미 재고를 쌓아둔 육류 등 냉장 식품도 처리 중이다. 소스, 통조림, 면류 등 상온 식품을 제외하고는 식자재를 2주 이상 보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고정비 부담도 있다. 자사 건물을 사용하는 매장도 있지만 고정 임대료를 지불하는 매장도 적지 않아서다. 인건비도 그대로 나간다. 영업을 중단하더라도 재고 관리, 고객 응대, 방역 및 위생 청소 등 매장 관리를 위한 최소 인원을 계속 투입해야 한다.
이들 외 인력은 다른 브랜드 매장에 지원 및 파견을 보내고 있다. CJ푸드빌은 해당 직원들을 뷔페로 분류되지 않은 자사 외식 브랜드인 더플레이스, 제일제면소 등에 출근시켰고 신세계푸드는 오픈을 앞둔 노브랜드 버거 사업장 및 급식 사업장으로 임시 파견했다.
그러나 이 또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유휴 인력 파견 시 지역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운영 중인 타 브랜드 매장 역시 손님이 줄어든 상황. 사실상 인력 추가 배치가 필요하지가 않다. 상황이 더 길어진다면 무급 휴직 등도 불가피하다.
부정적인 낙인이 찍힌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 영업을 재개한다고 해도 '고위험시설'이란 이미지가 남는 까닭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정부 방침에 따르는 건 당연하다. 다만 뷔페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적이 없는데 '문까지 닫은 위험 시설'이란 이미지가 퍼져 향후 매출까지 타격을 줄까 걱정"이라며 "이미 피해 금액이 상당하다.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9일 서울 송파구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지침에 따른 영업중단 안내문을 게시한 한 뷔페식당. 2020.08.19 pangbin@newspim.com |
◆"확진자 발생 여부와 상관 없어"…외식업체 '영업 중단' 지침 기준에 쓴소리
일각에서는 '영업 중단' 시행 시설 선정 기준이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여부, 감염 가능성과 무관하다는 비난도 나온다.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도입, 좌석 간 거리 두기 등 정부 방역 수칙을 잘 따르고 있는 매장에 갑작스러운 영업 중단 조치를 내리는 건 과하다는 의견이다.
정작 수십 명의 확진자가 나온 커피프랜차이즈는 '고위험시설'에서 제외됐다는 점도 억울하다. 지금까지 할리스커피,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경기도 파주 스타벅스 야당역점 관련 확진자는 20일 오후 12시 기준 58명이다.
외식업체의 경우 숙박업을 함께하는 호텔과 달리 뷔페가 주 수입원인 데다가 대부분 매장이 수도권에 몰려있는데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빕스는 전체 70%, 계절밥상은 90% 이상이 수도권에 있으며 보노보노, 올반은 전 매장이 서울에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확산과 관계없이 뷔페에서는 코로나19에 예민하게 움직였다. 식기조차 비말 감염이 덜한 거로 바꿨다"며 "이렇게 노력을 해왔는데 갑작스럽게 영업 중지가 내려지니 그야말로 패닉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게다가 감염자가 나온 곳은 버젓이 영업하고 있지 않으냐"면서 "영업 중지에 따른 피해가 막대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만큼 시행에 더욱 신중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