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지정 평가 기간 남은 8곳·운영평가 종료 10곳 모두 전환
일반고·자사고 자율성 범위 확대되면서 자공고 인기 시들
[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성동고등학교 등 서울에 위치한 자율형공립고(자공고) 18곳이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자공고는 지난해 일괄 폐지 논란을 겪었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자공고 18곳을 2021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고 28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2020.07.22 alwaysame@newspim.com |
현재 자공고인 구현고, 당곡고, 등촌고, 성동고, 수락고, 원묵고, 경동고, 경일고, 고척고, 금천고, 대영고, 면목고, 미양고, 상암고, 중경고, 청량고, 광양고, 서울여고가 내년도부터는 일반고로 전환돼 신입생을 모집해야 한다.
자공고는 공립고 등에 자율성·책무성을 부여하고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을 특성화·다양화해 일반계 공립고의 교육력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2010년 도입됐다.
하지만 2013년 이후 교육당국이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및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일반고와 자공고의 차별성이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공고는 자사고와 마찬가지로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따라 5년마다 지정 및 운영성과 평가(재지정 평가)를 받아야 했지만, 지난 2월 자공고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평가·운영 근거가 사라지게 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공고 학교장 간담회, 전문가 정책 협의회 등을 통해 학교 현장 및 전문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정 기간이 남은 자공고 8곳은 학내 의견 수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전환 신청 등의 절차를 통해 조기 전환이 확정됐다. 이외의 자공고 10곳은 내년 2월 지정기간이 종료돼 일반고로 전환된다.
고교 유형은 크게 일반고, 특수목적고(특목고), 특성화고, 자율고, 기타학교(영재학교)로 구분된다. 과학고, 외국어고, 국제고, 예술고, 마이스터고는 특수목적고에 해당한다. 자공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는 자율고로 분류되며, 일반고는 자율학교와 중점학교로 나뉜다.
자공고의 교육과정은 일반고와 같지만 '무학년제' 운영, 전체 교원의 30%를 학교 자율에 따라 초빙할 수 있는 등 학사·교원인사에서 자율권이 부여돼 도입 초반에는 학생 및 학부모의 호응이 있었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일반고의 자율성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방침이 바뀌었고, 일반고·자사고·자공고의 자율성 범위가 같아지면서 자공고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부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 일반고와 자율고, 특목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예고하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등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시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일반고로의 전환 등을 통해 학생들이 본인이 재학 중인 학교 이외에 다른 학교에서도 원하는 수업을 듣게 한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한편 경기도교육청도 지난해 도내 11개 자공고를 오는 2023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자공고의 안정적인 일반고 전환을 위해 학교당 3억원을 지원하고, 교사 초빙 비율, 교사 인사 자율권을 2023년까지 보장할 방침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교육과정 다양화 등 일반고 교육역량을 강화해 고교 교육을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