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 부결
노사 최초안 제시 4차 회의로 넘겨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올해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시한을 넘겼다. 6년간 이어오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의 병폐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2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법정시한까지 끝내지 못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늘까지 결정해야 하는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다음회의를 기약해야 한다. 최저임금법상 최임위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최저임금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이 최임위에 심의 요청을 한 지 90일 되는 날이 오늘이다.
최근 10년간(2010~2019년) 법적시한 내 다음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 사례는 2012년과 2014년 단 두차례 밖에 없다. 작년에도 7월 11일부터 12일 새벽까지 1박2일에 걸친 끝장 토론 끝에 간신히 심의를 마쳤다.
박준식 위원장은 "최선의 노력은 다했지만 올해도 법정 기한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면서도 "그렇다고 저희가 큰 난관에 부딪혔다거나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아니다. 노사공이 올해 남은 심의가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2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실에서 3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0.06.29 jsh@newspim.com |
지난 2차 전원회의에서 집중논의를 시작한 사업장별 최저임금 구분(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는 투표 결과 찬성 11표, 반대 14표, 기권 2표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올해 최저임금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든 업종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날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이 노사 위원들에게 요구한 내년 최저임금 최초안은 결국 제시되지 않았다. 노사가 긴 눈치싸움에 들어간 모양새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늘 업종별 구분적용 관련해 장기간 논의하다보니 최저임금 최초안을 제시하면 회의가 길어질 것으로 보여 다음 회의때 보강해 설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노사 최저임금 최초안은 4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내달 1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구성된 근로자위원들은 내년 최저임금 최초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계로 구성된 사용자위원들은 내부 논의할 사안이 남아있어 다음 회의때까지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정부를 대표하는 공익위원 9명,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9명,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9명 등 총 27명 의원 전원이 참석했다. 여기에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특별위원 각 1명씩 참석했다.
4차 전원회의는 내달 1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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