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건설자재 운반하던 배들까지 식량 운송에 동원"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중국산 쌀과 옥수수를 실은 선박들이 연일 단둥(丹東)항에서 북한 남포항으로 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3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에서 북한에 보내는 식량 선적 작업은 국제사회의 이목 때문인지 주로 야간에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이 북한에 80만톤의 식량을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중국 측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단둥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요즘 단둥항에서는 밤마다 북조선(북한)으로 보내는 식량 선적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과거 북조선에 보내는 긴급물자와 건설자재를 운반하던 배들이 지금은 식량을 실어 나르는데 모두 동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주부터 지인의 소개로 북조선에 보내는 식량 선적작업에 산발돼 일당을 받고 일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무상으로 지원하는지, 북한이 대가를 지불하고 식량을 수입하는지, 식량의 총수량이 얼마인지 등은 비밀에 부쳐지고 있어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식량은 북조선의 국가무역기관과 계약을 맺고 건자재 수출을 주로 해오던 중국의 특정 무역회사가 맡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회사는 선적작업에 동원된 인력에 1인당 하루 200위안(약 3만4000원)의 인건비를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옥수수와 쌀을 배에 싣는 작업은 주로 야밤(밤 10시 이후)에 진행된다"며 "식량을 적재한 선박은 남포항을 향해 출항한지 3일 만에 단둥으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여러 척의 선박들이 매일 밤 교대로 식량을 실어 나른다"며 "때문에 선적작업에 선발된 인력은 매일 밤마다 항구에 나가야 한다"고 했다.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 단둥항에서 많은 양의 식량이 북조선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만성적인 식량부족에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식량난에 처한 북조선에 중국이 식량을 보내 돕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6년 북조선의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로 인한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조선 선박의 단둥항 입항은 금지돼 있다"며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번 식량 운송작업에 참여한 선박들은 모두 중국 선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달 19일 북한이 올해 464만톤의 곡물을 생산할 것으로 추정, 부족분은 86만톤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