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조한 참석률 보고 격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 달 만에 재개한 유세가 기대보다 적은 관중을 유치한 배경에는 틱톡(TikTok) 사용자들과 K팝 팬들이 있었다고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들은 수십만 장의 티켓을 예매하고 현장에 나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야심 차게 재개한 유세의 참석률을 크게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는 객석의 3분의 1가량이 텅 빈 상태에서 진행됐다. 지난 15일 브래드 파스케일 트럼프 재선 캠프 선거 대책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 티켓에 100만 명 이상이 몰렸다고 밝혔지만, 막상 실제 참석률은 저조했던 것이다.
팀 머터프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유세가 진행된 BOK 센터 밖에서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입장을 방해해 객석을 전부 채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BOK 센터는 1만9000석의 객석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시위대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에 일부 객석이 텅 비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6.22 mj72284@newspim.com |
이런 상황에서 틱톡 사용자들과 K팝 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저조한 성적에 자신들이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털사 유세 입장권을 수십만 장 사들이고 현장에 나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재선 캠프의 트위터 계정이 지난 11일 지지자들을 향해 전화로 무료입장권을 신청하라고 공지하자 K팝 팬 계정들은 이 같은 정보를 공유하며 입장 등록을 한 후 현장에 나타나지 않을 것을 권유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틱톡에서도 퍼졌다. 한 여성은 지난 15일 틱톡에 게재한 영상에서 가짜 기침을 하며 "맙소사, 트럼프 유세 참가 신청했는데 갈 수가 없네"라고 말했다. 수천 명의 다른 틱톡 사용자들도 비슷한 내용의 트윗과 영상을 게재했고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들은 치밀하기까지 했다. 많은 틱톡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계획이 주류 인터넷을 통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게시물을 24~48시간 안에 삭제했다. 유튜버 엘리자 대니얼은 "해당 영상을 만든 대부분의 사용자는 트럼프 캠프가 눈치채는 것을 원치 않아 게시물을 하루 만에 삭제했다"면서 "이 청소년들은 똑똑하고 모든 것을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전날 이 같은 소셜미디어 캠페인의 승리를 선언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민주·뉴욕)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파스케일 선대본부장의 설명에 대해 "사실 당신들은 틱톡의 10대들한테 당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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