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조성 반대 의견서 제출…서울시, 7월 중 위원회 개최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한항공이 서울시에 송현동 부지 공원화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정한 이후 부지 매각에 차질을 빚게 돼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취지다.
18일 항공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일 서울시에 송현동 부지 공원 조성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서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의 결정안을 낸 바 있다. 결정안 공고 이후 의견이 있으면 누구나 14일 이내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대한항공 소유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 전경 [사진=서울시] |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기존 공원용도 부지가 미집행되고 있는 점을 들어 신규 공원 조성은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기존 공원 용도 계획조차 상당부분 집행되지 않았다"며 "서울시가 공원 조성을 위한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감안할 때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송현동 부지 보상가격에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결정안에서 언급한 부지 보상가액 6471억원은 시장에서 통용되는 가격수준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며 "당사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송현동 부지의 시장가치는 6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시는 결정안상의 보상액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임의 책정한 것일 뿐 협의매입이 진행되면 감정평가를 거쳐 시세를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공개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한 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15곳이 입찰 참여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울시가 부지 공원화 방침을 밝힌 이후 매각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시가 부지 매각을 방해하고 있다고 고충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대한항공 노동조합 역시 서울시의 부지 공원화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은 정부 긴급 자금을 받기 위한 대한항공의 핵심 자구책 중 하나"라며 "자산 매각이 조속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정부와의 약정 준수에 어려움을 겪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을 저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접수된 의견서를 취합해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오는 7월 중에 위원회를 개최할 방침으로, 위원회가 개최되면 서울시의 공원 조성안에 대해 의결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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