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포럼…조한범 "대북특사, 최고위급이어야"
홍민 "北, 2~3년 누적된 불만 표시…이미 준비된 행보"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경고' 담화 이후 남북 통신선 차단 등 초강수 조치를 치르고 있는 가운데 대북특사 파견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금강산관광 폐지 ▲남북군사합의 파기 ▲개성공단 철거 등을 언급한 가운데 조만간 통신선 차단 후속조치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 조한범 "지금 당장 대북특사 파견해야"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0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시대, 한반도 정세화 평화프로세스'를 주제로 한 통일연구원 포럼에서 "타이밍의 남북관계"라며 "지금 당장 대북특사가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포스트 코로나시대, 한반도 정세화 평화프로세스'를 주제로 한 통일연구원 포럼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2020.06.10 noh@newspim.com |
조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대북특사는 최고위급이어야 한다"며 "공개든 비공개든 바로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북특사를 기점으로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명분·실리가 보장되는 이슈를 만들어 북한을 지금 당장 진정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개적으로 진행된 대북특사 파견은 모두 두 차례 이뤄졌다. 먼저 지난 2018년 3월 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10명이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당시 대북특사 파견으로 4월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정상 간 핫라인 설치 등이 결정됐다. 또한 방북 일정을 마친 정 실장과 서 원장이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여 그해 6월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됐다.
두 번째 대북특사는 같은 해 9월 가동됐다. 정 실장 등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북한을 방문해 비핵화 협상에 이견을 보이는 북미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지난 7일 북한 조선중앙 TV의 '청년학생들의 남조선 당국·탈북민 대북전단 항의군중집회' 보도 일부.[사진=조선중앙TV 보도 캡처]2020.06.09 noh@newspim.com |
◆ 홍민 "北, 2~3년 누적된 불만 표시 중…이미 준비된 행보"
아울러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남북 통신선을 차단한 것은 "대북전단 살포를 어떻게 방치했냐는 것에 대한 보복"이라며 "2~3년 동안 한국 정부가 보인 태도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이미 준비된 아이템과 스케줄에 따라 이뤄지는 조치의 성격을 보이고 있다"며 "김여정 담화 이후 내놓은 조치들은 그 속도와 전격적인 대내 공개 방식, 조직적 전파와 선동 등으로 봐서 이미 준비된 행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단 홍 실장은 북한이 연락사무소 폐쇄,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 '후속 카드'를 당장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 지를 보고 후속 카드를 내놓을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당장 다양한 카드를 동시다발적으로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계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홍 실장은 이밖에 최근 김 위원장은 내치에 집중하고 김 제1부부장이 대남·대미 사업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향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 우의' 차원에서 상황을 역전시킬 여지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성연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올해 하반기에 핵무력 증강 재개 선언 또는 2018년 싱가포르 합의 파기를 선언할 수도 있다"며 "계기는 하반기 정권수립일(9·9절), 노동당 창건일(10·10), 더 이르면 최근 포병 역할을 강조하고 있으니 포병절(6·20)에 관련 메시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