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수도권 122석 중 19석이 3%p 이내서 승부 갈려
올해도 팽팽한 긴장감 속 초접전 예고…대체로 민주당 우세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근소한 표 차로 당선을 노리는 초접전 지역의 양자 대결이 20대 총선에 이어 21대 총선에도 재현되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수도권 지역 122석 중 19석이 3%p 이내의 근소한 차로 당선자의 얼굴이 달라졌다. 당시 인천 부평구 갑은 단 26표 차로 승부가 엇갈렸다. 남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여야 모두 섣부른 기대나 낙심을 하긴 이르단 얘기다.
20대 총선 초박빙 선거구로 본 21대 총선 격전지 |
지난 20대 총선 당시 수도권의 표차 3%p 이내 접전지역은 총 19곳이다. 중구·성동을, 용산, 광진갑, 노원갑 등 서울 11곳, 연수갑, 부평갑 등 인천 3곳 등이다.
21대 총선에서도 수도권 내 초접전 지역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수도권은 4·15 총선 지역구 의석 253개 중 절반에 달하는 121개 의석이 걸려있는 최대 격전지다. 이 중 다시 절반 이상의 지역구가 엎치락뒤치락 접전 양상을 띠고 있다. 서울은 전체 49곳 중 20여곳이 박빙이다.
◆ 인천 부평갑 단 26표 차로 당선자 얼굴 달라져
인천 부평갑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최저 득표 차 당선인을 배출한 선거구다. 정유섭 당시 새누리당 후보는 당시 바짝 뒤쫓아오던 문병호 국민의당 후보를 불과 26표(0.02%p) 차로 이겼다. 개표 막판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한 정 후보는 당시 "지옥에 다녀온 기분"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성만 민주당 후보와 정 후보가 대결을 펼치는 이번 선거에서도 피 말리는 승부가 예상된다.
20대 총선 3%p 표차로 톺아본 21대 총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리턴매치'다. 수도권 내 리턴 매치가 벌어지는 곳은 모두 7곳이다. 민주당은 이 중 5곳에서 상대 후보를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21대 총선에서는 서울 노원갑, 인천 연수갑, 경기 남양주갑, 군포갑 등 4곳이 안갯속이다. 민주당이 안정적으로 앞서고 있는 곳은 서울 관악을, 안산 상록을 등 2곳이 꼽힌다.
보수 텃밭인 인천 연수 갑에서 이변을 일으켰던 박찬대 민주당 후보는 이번에도 정승연 통합당 후보와 맞붙는다. 인천 연수 갑선거는 지난 20대 총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박빙이 될 전망이다. 20대 총선 당시 박 후보와 정 후보의 표차는 214표(0.29%)에 불과하다. 지난달 30일 중부일보가 아이소프트뱅크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18세 이상 502명 대상·95% 신뢰수준에 ±4.4%)에서는 박 후보가 정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인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3.19 mironj19@newspim.com |
2.42%p(2096표) 차이로 배지를 단 고용진 민주당 후보는 이노근 통합당 후보와 서울 노원갑에서 재대결을 펼친다. 노원갑은 역사적으로 현역 의원들의 재선이 쉽지 않은 곳이다. 지난 16대 총선부터 연이어 현역 의원이 낙선의 쓴잔을 마셨다. 19대 총선에선 이기고 다시 20대 총선에선 고 후보에 패한 이 후보 역시 징크스를 피해 가지 못했다. 고 후보 역시 징크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 관악을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단 0.70%p(861표) 차로 낙선했던 청와대 일자리 수석 정태호 민주당 후보가 원내대표 출신의 오신환 통합당 후보와 세 번째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정 후보는 앞선 19대 보궐선거, 20대 총선에선 오 후보에게 패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낙승을 기대해 볼 만하다. 정 후보는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 수도권 내 출사표 던진 현역 의원 7명…초긴장 상태 접전
앞선 총선에서 3%p 표 차로 당선됐던 현역 의원들이 다시 출사표를 던진 곳은 수도권 내 총 7곳이다. 여론조사 결과로 판세를 읽어볼 수 있는 서울 중구·성동을, 경기 안양 동안을은 모두 초접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미 근소한 차로 신승한 경험이 있는 현역 의원과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양측 모두 초긴장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지난 총선에서 1750표(1.75%p) 차로 승리를 거머쥔 지상욱 통합당 후보는 '정치 신인' 박성준 민주당 후보와 서울 중구·성동을 맞붙는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전략공천한 인물로, 전 JTBC 아나운서 출신이다. 당초 정대철 전 의원 아들인 정호준 전 의원과 중구청장을 두 차례 지낸 최창식 전 청장이 출마를 접으면서 초박빙의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중구성동구을에 출마한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가 9일 오후 서울 성동구 금남시장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7일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지상욱 미래통합당 후보가 서울 중구 중앙시장 앞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09 leehs@newspim.com |
20대 총선 격전지였던 서울 강동갑은 이번에는 '여성 맞대결'로 총선을 치른다. 전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3선을 노리는 진선미 민주당 후보는 장관 이력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힘 있는 일꾼론'을 강조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의 이 후보는 지역 발전에 집중하겠다는 '진짜 일꾼론'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격전이 벌어질 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에서는 조택상 민주당 후보와 배준영 통합당 후보가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며 누구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조 후보는 중구 원도심 재생과 강화군 관광 인프라 확충을, 배 후보는 영종국제도시 발전 계획 등의 공약을 쏟아내며 팽팽한 정책대결을 벌이고 있다.
관악갑은 막말 논란을 빚은 김대호 전 후보가 통합당에서 제명당하면서 싱거운 승부가 예고됐다. 김 전 후보는 지난 7일 관악갑 총선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3040 세대와 장애인·노인을 잇달아 비하하면서 결국 통합당에서 제명당했다. 공직선거법상 통합당이 다른 후보를 내 거나 김 전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관악갑 선거는 유기홍 민주당 후보와 김성식 무소속 후보 간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수도권 내 초접전 지역을 누비는 민주당과 통합당의 발걸음도 분주해진 모습이다. 민주당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유세에 힘을 보태며 수도권 다지기에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광진을, 경기 성남중원, 경기 용인정, 서울 동작을 등 차례로 수도권 4곳만 누볐다.
통합당의 움직임에서는 수도권을 향한 위기감이 읽힌다. 종로 표심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사실상 종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통합당의 '수도권 집중'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행보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오산·용인·광주·남양주·의정부 등 경기 4곳을 찾았고, 지난 7일에도 여주·성남, 8일 시흥·안산 등 수도권 챙기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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