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7년 만에 국내를 찾은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서울 공연이 코로나19 확산에도 순항 중이다. 무려 25년간 전세계에서 사랑받아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명작이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현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공연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부산에서 뜨거운 반응 속에 공연을 마친 출연자들이 서울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역대 최연소 팬텀 역의 조나단 록스머스와 뛰어난 기량의 클레어 라이언, 맷 레이시가 아름답고도 신비로운 로맨스 속으로 한국 관객들을 초대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에스엔코] 2020.03.25 jyyang@newspim.com |
◆ 극장에 가득 찬 유령의 존재감…전세계를 사로잡은 로맨스의 힘
올해로 공연 25주년을 맞은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이야기다. 오페라 극장 지하에 사는 팬텀(조나단 록스머스)이 사랑하는 여인 크리스틴(클레어 라이언)을 오페라의 프리마돈나로 만들고 구애하지만 그의 추한 외모는 둘 사이를 가로막는다. 크리스틴은 극장 후원자이자 어릴 적 친구인 라울(맷 레이시)과 결혼을 약속하고 팬텀은 분노해 끔찍한 복수를 예고한다.
조나단 록스머스의 팬텀은 크리스틴에게 든든한 음악 선생님이자 아버지같은 존재감으로 따뜻하게 그를 품어준다. 그는 크리스틴의 사랑을 끝없이 갈구하면서도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나약한 내면을 드러낸다. 조나단은 무엇보다 로맨스에도 잘 어울리는, 아직은 젊은 느낌의 팬텀을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분장으로 추해진 외모와 비교되는 잘생긴 목소리는 이 뮤지컬의 음악적 완성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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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은 마치 요정같이 깜찍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외모와 음색으로 극을 장악한다. 'Think of me' 'The Phantom of the Opera' 'All I Ask of You' 등을 부르는 그의 청아한 하이톤의 음정은 귀를 황홀하게 해준다. 팬텀에게 끌리면서도 두려워하고, 라울과 진실한 사랑을 나누는 클레어의 섬세한 감정 연기에 객석은 깊게 몰입하게 된다. 라울 역의 맷 레이시 역시 안정적인 존재감으로 극의 세 중심축을 담당한다.
◆ 무엇을 기대했든 그 이상…무대·음악·드라마 완벽한 합
'오페라의 유령'의 명성에 걸맞게, 대부분의 관객들은 한껏 기대에 차서 극장에 입장한다. 그리고 이 뮤지컬은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 팬텀과 크리스틴의 미스테리한 로맨스에, 모두의 눈과 귀를 만족시킬 화려하고 웅장한 음악과 무대 장치들이 총동원된다. 샹들리에가 불빛을 내뿜으며 허공으로 올라갈 때 몰아치는 익숙한 오르간 반주는 객석의 심장을 뛰게 한다. 크리스틴이 팬텀에게 이끌려 지하세계로 가며 부르는 'The Phantom of the Opera' 넘버에서는 모두의 만족감이 절정에 이른다. 그동안 기대했던 모든 것을 바로 이 뮤지컬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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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페라의 유령'을 만든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은 록과 클래식,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여기에 무용수들의 발레신, 극중 오페라신 등 모든 장르의 예술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마치 뮤지컬이란 테두리 안의 종합선물세트를 만나는 기분이다. 인터미션에 터져나온 관객들의 감탄사는 다소 비싼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선택임을 증명한다.
비록 무대 양쪽에 마련된 스크린으로 자막을 봐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이를 감수할 정도로 가치있는 공연이다. 극 초반 전 극장주가 떠나며 "나는 제주도로 떠나요"라고 애드리브하는 등 한국 관객들이 보고 즐거워할 요소들도 자막 곳곳에 가미했다. 오래 기다려온 만큼 이번 월드투어는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크리스틴과 오페라극장 전체를 공포에 몰아넣은 잔혹한 팬텀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오페라의 유령'을 한번쯤 관람하길 추천한다. 오는 6월 27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