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악의적 증거인멸…LG화학에 피해 명백"
10월 5일 최종 확정…25년간 조기패소 최종판단 인용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판결문 주요 내용을 22일 공개했다.
앞서 ITC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해당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으며 이에 대한 판결문을 ITC사이트에 게시했다.
판결문은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행위 행위 및 ITC 포렌식 명령 위반에 따른 법정 모독 행위를 고려할 때 LG화학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조기패소 판결 신청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판결문중 일부. 국제무역위원회는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법정모독행위가 나타났다며 오직 조기패소 판결만이 적절한 법적 조치라고 밝혔다. [사진=미국 국제무역위원회] 2020.03.22 yunyun@newspim.com |
판결문은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인지한 2019년4월30일부터 증거보존의무가 발생했다는 사실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이 시점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문서들을 삭제하거나 혹은 삭제되도록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보다 앞선 4월9일 LG화학으로부터 내용증명 경고 공문을 수령해 미국에서의 소송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고 해당 시점부터 증거보존 의무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LG화학은 이에 대해 영업비밀침해 제소에 앞서 2017년10월23일과 2019년 4월8일 SK이노베이션에 내용증명 경고공문을 통해 영업비밀, 기술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인력에 대한 채용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하고 영업비밀 침해 사실이 발견되거나 영업비밀 유출 위험이 있는 경우 법적 조치를 고려할 것을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판결문은 "이러한 SK이노베이션의 경쟁사 정보(영업비밀)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조직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이뤄졌고 외부에도 알려져 법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 SK이노베이션, LG화학에 피해 명백…법적 모독 행위도
또한 "SK이노베이션이 소송 관련 증거를 인멸해 LG화학에 피해를 끼친 것이 명백하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은 SK이노베이션 측이 제기한 'LG화학의 정보가 실제로 영업비밀이 맞는지', 'SK이노베이션이 수입품에 LG화학의 영업비밀을 사용했는지', '침해품 수입으로 미국 내 산업에 실제로 상당한 피해가 있는지' 등의 쟁점과 삭제된 문서 사이에 연관성에 대해 모두 "명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SK이노베이션이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문서를 삭제해 사실관계 확보 자체를 방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판결문에는 포렌식명령 위반에 따른 법적모독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다뤄졌다.
판결문은 "포렌식 명령의 아주 중요한 목적은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SK이노베이션에 남아 있을 수도 있는 모든 문서를 복구하기 위함이었다"면서 "SK이노베이션이 ITC의 명령과는 다르게 조사범위를 제한시켰는데 이는 법정모독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이 포렌식 조사범위를 제한한데 대해 그 어떠한 합리적인 해명도 하지 못했다"며 "포렌식 명령을 고의적으로 위반해 법적제재를 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같은 이유로 LG화학의 요청을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로 예비결정을 내린다"며 "조사절차는 모두 종결됐다"고 마무리했다.
ITC는 이번 조기패소 판결을 토대로 올해 10월5일 위원회를 열고 최종 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ITC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5년간 영업비밀 소송의 경우 조기패소 결정이 난 사건이 전부 판단의 변화없이 그대로 최종결정에서 유지됐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