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도착 공항 제한에 운항편 배분 난감
해운·소매·숙박업 등 제한조치 영향 광범위할 듯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정부가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강화하면서 관련업계에선 당혹스러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6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양국에 대해 ▲발생한 사증(비자) 효력 중단 ▲입국자는 일본인 포함 전원 2주 대기 ▲항공편 도착 공항을 나리타(成田)·간사이(関西)공항으로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시행된다.
일본의 대표 항공회사인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은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당황스러운 분위기다. 가장 큰 이유는 국제화를 진행해왔던 하네다(羽田)공항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항시간에 제한이 있는 나리타에서는 간단하게 항공편을 배분할 수가 없다"며 "하네다공항 분 만큼의 항공편은 아예 날리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게다가 하네다 뿐만 아니라 신치토세(新千歳)·주부(中部)·후쿠오카(福岡) 등 각 지역의 핵심 공항도 제한을 당했기 때문에 항공사에 미칠 파급은 더 클 전망이다. ANA와 JAL은 이미 중국편을 70%가량 감편했지만 이번 조치로 더욱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4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의 출국장이 텅 비어 있다. 2020.03.05 goldendog@newspim.com |
해운업계도 타격을 받는다. 부산과 후쿠오카의 하카타(博多)역를 잇는 JR규슈 고속선 '비틀'은 이미 한일관계 악화로 지난해 10월엔 이용객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었다. 지난 2월부터는 코로나19도 겹치면서 승객이 약 70%가량 줄었다.
이에 하루 1회 직항편만 남기고 나가사키(長崎)·쓰시마(対馬)를 경유하는 편은 오는 7일부터 왕복선을 운휴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됐다. 고속선 관계자는 "요청이 있다면 관련 내용을 확인해 따른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오사카와(大阪)와 중국 상하이(上海)를 주1회 왕복하는 페리 '쑤저우(蘇州)호'는 코로나19로 2월에 운휴했었다. 이번달 들어 화물에 한해 운영을 재개했지만 담당자는 "(조치로 인해) 영향이 길어질 것 같다"며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온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는 소매업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오사카시 중심부에 위치한 각 백화점들은 지난달에 면세 매출이 모두 60~70% 가량 감소했다.
백화점 체인 다카시마야(高島屋) 오사카점 관계자는 "이 정도로 방일 관광객이 오지 않는 건 처음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어디까지 줄어들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가전 양판점 라옥스는 단체관광객의 90% 가량이 중국관광객이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해외 단체여행을 금지시킨 후 매출이 감소됐었다. 지난달 중순 전 종업원의 20% 규모의 희망퇴직을 모집해, 관광객에 의존하던 전략에서 전환을 모색하려는 찰나 이번 입국 규제가 발표됐다.
라옥스 관계자는 "방일 관광객의 매출은 거의 없어질 지 모른다"며 "중국 비즈니스에도 영향이 나와서 상품 입고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숙박업계에서는 이번 입국제한 조치의 해제시기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간사이 지역을 중심으로 일본 전국에 퍼져있는 한 호텔 체인점은 지난해 연간 기준 90% 정도였던 방일 관광객의 비중이 이번달 들어 60%까지 떨어졌다.
관계자는 "현재도 예약 취소가 가속화되고 있어 (입국제한이) 더 큰 임팩트를 주진 않는다"면서 "교류에 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입국 제한 해제 시기를 적절하게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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