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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무급휴직기간 근무지에서 떠나라"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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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통보문에 "무급휴직 기간 어떠한 업무수행도 금지된다" 명시
한국인 노조 "급여 안 받고 일하려 했는데 원천봉쇄…비참하다"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2020년부터 적용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이 양국 간 협상 지연으로 인해 협정 공백 상태다. 이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이 오는 4월부터 무급휴직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주한미군이 한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기간 근무지에서 떠나라"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주한미군 한국인노동조합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이날 9000여명의 한국인 근로자에게 보낸 무급휴직 최종 사전통보서에 "무급휴직 기간 동안 근무지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앞서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 측이 '무급휴직 조치가 되더라도 급여를 받지 않고 업무를 계속하겠다'고 한 것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평택=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6월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험프리스 기지에서 유엔사·주한미군사령부 본청을 개관하고 취재진에게 공개하고 있다.

◆ 美, 방위비 협상 타결·분담금 인상 압박 위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조치

한‧미 양국은 지난해부터 제11차 SMA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14~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회의를 포함, 현재까지 6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오히려 매달 한 차례씩 열었던 회의를 2월에는 한 번도 열지 못했다.

이에 주한미군은 지난 1월 29일 한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4월 1일부터 무급휴직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임금은 SMA에 따라 방위비 분담금에서 지급되는데, 협상이 지연돼 협정 공백 상태이므로 이들의 임금을 지급할 재정이 곧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주한미군 측 주장이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한국에 조속한 방위비 협상 타결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조치와 함께 지난해 적용됐던 제10차 SMA 인상률(8.2%)보다 더 높은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은 기존 SMA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에 "일단 방위비에서 한국인 근로자 임금 문제를 우선 타결하거나 아니면 주한미군 자체 운영유지예산(O&M)에서 전용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정은보 방위비협상대표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SMA 협상타결이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서 정부는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 지급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교환각서 체결을 미 측에 이미 제안했다"며 "정부는 무급휴직이 없는 SMA 타결을 위해서 필요할 경우 국회 비준동의절차를 두 번 추진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정은보 한국 방위비 협상 대표 [뉴스핌 DB]

◆ 美, 예정대로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절차 진행
    한국인 노조 "내달까지 韓정부 제안으로 협상 타결돼야…그래야 일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은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평택 주한미군 기지(캠프 험프리스) 등 주한미군 기지 내 군무원 5800여명(65%)에 대해 무급휴직을 시행할 방침을 정하고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근로자 중 생명과 건강, 안전 분야 등 필수 인력 3200여명(35%)은 무급휴직 대상에서 제외돼 한시적으로 업무를 유지하게 됐다. 즉, 3월 내로 방위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65%는 꼼짝없이 무급휴직 조치될 위기다.

주한미군 측은 심지어 이날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보낸 사전통보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명시했다. "무급휴직 동안 귀하는 비급여, 비업무 상태에 있을 것이다. 무급휴직 기간 동안 귀하는 비급여 상태로 자원해서 근무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며, 근무지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 그 기간 동안 업무와 연관된 어떤 일도 수행하는 것이 금지될 것이다."

미국 측 규정에 의하면 무급휴직이 30일 이상이면 해고 상태가 된다. 그런데 이것은 실질적 해고 상태일 뿐 법적으로는 해고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용보험에 따라 실업급여를 받을 수도 없다.

때문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은 무급휴직이 되더라도 급여를 받지 않고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최종 사전통보서에 명시된 내용으로 인해 그마저도 원천봉쇄됐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손지오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 사무국장은 "무급휴직 상태가 되더라도 일은 계속 하려고 했는데, (주한미군 측에서) 절대로, 법적으로 할 수 없다, (사무실에) 와선 안 된다고 했다"며 "사무실에 들어가는 순간 지시불이행, 규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되고 해고가 될 것이다.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원천봉쇄됐다. 비참하다"고 털어놨다.

손 사무국장은 그러면서 현재로서 방법은 한국 정부가 제시한 '인건비 선 타결' 방안을 미국이 받아들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 우리가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인건비 문제 선해결 뿐"이라며 "양국 간 협의를 통해 반드시 3월 내로 인건비 문제가 선해결 돼야 한다.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가 제안한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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