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일명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돼 특별검사 수사를 받고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에 대해 검찰이 중형을 구형하자 미 법무부가 이를 막고 나섰다가 입장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오랜 친구에게 중형을 구형한 검찰에 화를 내자 법무부가 개입하려고 했고 사건 담당 검사들이 사표를 던지는 등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을 나서고 있는 로저 스톤. 2019.11.15. [사진=로이터 뉴스핌] |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십년된 친구이자 오랜 자문역인 로저 스톤에게 검찰이 징역 7-9년이란 중형을 구형한 것을 철회하고 재판부에 판결 범위 가이던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가 막판에 말을 바꿨다.
법무부는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적절한 형량에 대한 판단은 재판부에 맡기겠다면서도 검찰들이 제시한 구형은 "과도하고 부당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입장 선회는 스톤 건을 맡은 검사 4명 중 3명이 사건에서 손을 떼자 나왔다. 법무부가 검찰 구형을 막고 재판부에 개입할 것이란 소식에 검사단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검사 중 한 명은 사건에서 손을 뗄 뿐 아니라 연방검사직을 내려 놓겠다고 강력히 밀어부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오랜 친구 스톤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하자 단단히 화를 냈다. 그는 트위터에 "이는 끔찍하고 매우 불공정한 상황"이라고 연방검찰을 비난했다. 이어 "진짜 범죄는 다른 쪽에서 저질렀는데 정작 그들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나는 이와 같은 오심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썼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화를 내자 미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에 개입하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검찰의 반발이 있고 법무부의 입장 철회가 있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로저 스톤 사건 구형에 개입한 바 없지만 자신은 그럴 권한이 있다고 했다. 백악관 기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스톤의 사면을 고려하고 있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답변을 거부했다.
로저 스톤은 지난해 11월 의회 위증, 공무집행방해, 증인매수 등 7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월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수사 중이던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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