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등 급진 인사 약진에 불안
블룸버그 전 시장 캠페인도 변수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민주당이 연초부터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재선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초반부터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WBZ/보스턴 글로브/서퍽대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내일(11일) 경선이 치러지는 뉴햄프셔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일리노이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8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에이미 클로버샤(민주·미네소타) 상원의원이 차지했으며 4위와 5위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대선 경선 초반 샌더스 의원과 부티지지 전 시장과 같은 진보적인 인사들의 약진은 적지 않은 민주당원들을 불안하게 한다. 특히 중도 인사로 분류되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진한 성적은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민주당 후보가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측에선 이 같은 분위기를 '꿈의 시나리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트럼프 선거 캠프에 정통한 공화당 관계자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트럼프) 캠프는 물러나서 민주당이 스스로 무너지는 것을 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것은 꿈의 시나리오와도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초기에 중도적인 인사부터 급진적인 인사까지 포함해 어떤 민주당 후보가 가장 약한 상대가 될 것이냐고 물었다면 그것은 부티지지와 버니였을 것"이라며 이들이 현재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같은 흐름을 우려하는 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심지어 샌더스 의원의 득세를 막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 전 샌더스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자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일부 당원들은 일부 투표 규칙을 변경해 샌더스 의원의 대선 캠페인을 약화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캠프의 인사들은 지난달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이 상원에 탄핵안 제출을 미룬 것도 샌더스 의원의 부상을 막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내달 3일 '슈퍼 화요일'을 노리는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선거 캠페인도 큰 변수다. 민주당의 베테랑 선거 전문가 등 1000명이 넘는 캠페인 직원을 확보한 블룸버그 전 시장은 14개 주에서 경선이 진행되는 내달 '슈퍼 화요일'에서 유력 후보로 뛰어오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보다 많은 재산을 가진 블룸버그 전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는 "미니 마이크(블룸버그)는 가짜뉴스의 일부"라는 등 연일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달 15~24일 소기업 사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2%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48%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선호를 드러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각각 50%씩의 지지율을 얻었다. 몇몇 여론조사에서도 블룸버그 전 시장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