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자동차 만들기' 교구 사업자에 시정 요구
사업자, 판매 중지·회수 조치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방과 후 학습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일부 어린이 과학교구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어린이 과학교구 25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유해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초과 검출됐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자동차 만들기 등 전기실험세트 5개 제품, 탱탱볼 만들기 7개, 야광 팔찌 만들기 6개, 석고방향제 7개 등 화학실험세트 20개 제품 등이다.
조사 결과, 자동차 만들기 5개 제품 중 60%에 해당하는 3개 제품의 집게 전선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안전 기준(총합 0.1% 이하)을 최대 479배 초과 검출됐다.
발암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초과 검출된 제품 현황. [표=소비자원] 2020.02.11 nrd8120@newspim.com |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다. 간·신장 등의 손상을 유발하고 발육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발암물질에 해당된다.
이번에 적발된 제품은 제조사 '스팀사이언스'의 색혼합 전동 풍력자동차 1개 제품(1인용·479배 초과 검출), '상아사이언스'의 속도조절 풍력자동차 만들기 1개 제품(396배 검출), '사이언스타임'의 친환경·청정에너지 전기자동차 만들기 1개 제품(317배 검출) 등이다.
'탱탱볼 만들기' 7개 모든 제품의 경우 완성된 탱탱볼에서는 붕소 용출량이 안전 기준에 적합했다. 다만 만드는 과정에서 피부와 접촉되는 액체 혼합물에서는 안전 기준을 최대 13배 넘는 붕소가 나왔다. 장갑 없이 맨손으로 만들 경우 붕소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소비자원은 경고했다.
붕소는 눈과 피부에 자극을 일으키고 반복으로 노출될 경우 생식 기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광 팔찌를 만드는 제품과 석고 방향제 만드는 모든 제품은 안전 기준을 충족했다. 이들 제품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페놀,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아울러 대부분의 제품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경고 표시 등을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안전 확인 대상 어린이제품(완구)의 안전 기준에서는 전기실험세트와 화학실험세트에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경고 문구 등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전기실험세트 5개 제품 중 1개 제품은 연령 경고문구를 적지 않았고 화학실험세트 20개 모든 제품은 연령 경고 문구를 비롯해 화학물질 목록 및 응급처치 정보, 성인 감독관을 위한 조언, 안전 규칙 등을 전부 또는 일부 누락했다.
사용 연령 표시도 제각각인데다 안전 기준에 적합한지를 나타내는 KC마크 등의 표시도 전무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안전 기준을 초과해 유해물질이 검출된 자동차 만들기 교구를 제조·판매한 사업자에게 시정을 권고했고 해당 사업자는 이를 수용해 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하고 품질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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