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시장 재개 첫 날, 5대 국내은행 중국 송금 수요 감소
중국 무역결제 지연 우려…"우리기업 피해, 은행 지원 강화"
[서울=뉴스핌] 백진규 김진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송금 거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춘제(설) 연휴가 끝난 첫날(지난 3일) 우리나라 5개 시중은행(KB국민·KEB하나·신한·IBK기업·NH농협은행)의 대중국 송금액은 5117만달러, 중국으로부터 받은 송금액은 9619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춘제 연휴가 끝난 날(2월 11일)과 비교해 각각 36.9%(2983만달러), 26.2%(3423만달러) 감소한 규모다.
춘제(설)연휴 다음날 기준 5개 시중은행의 대중국 송금 거래 비교 [자료=각 은행] = 2020.02.05 bjgchina@newspim.com |
구체적으로 개인의 대중국 송금액은 259만달러로 작년(351만달러)에 비해 26.2% 줄었고, 기업의 대중국 송금액은 4858만달러로 지난해(7749만달러) 보다 37.3% 감소했다. 중국으로부터 받은 송금액은 개인 132만달러, 기업 9488만달러로 전년비 각각 1.0%, 26.5% 줄었다.
A은행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대중국 송금 및 중국으로부터의 송금 거래가 예년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부 원자재 결제 등 큰 금액이 밀려서 처리되며 거래액이 늘어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개인과 기업 모두 줄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이달 2일까지 이틀 더 연휴를 늘렸고 국내 시중은행들도 이에 맞춰 3일부터 정상 거래를 시작했다. 또한 우한을 포함한 중국 후베이성은 연휴를 13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일부 중국 기업들이 휴일을 더 연장했고 중국 내 민간 소비액도 크게 감소하며 당분간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은행 거래도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현지 기업들이 예정된 날짜에 결제를 해주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기업 입장에서 유동성에도 타격을 입게 된다.
B은행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불가피한 결제 지연 때문이더라도 피해를 입을 경우 기업간 분쟁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대비해 은행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피해 기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부 중소기업에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대출만기 시 상환을 유예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16개 그룹사가 함께하는 원신한(One Shinhan) 차원의 종합지원대책을 통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매입외환 입금 지연 시 발생하는 이자의 가산금리(1.5%)를 1개월간 면제해준다.
또한 중국 우한 소재 수입기업의 대금결제 지연 및 중국 현지 은행업무 중단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결제 지연이 확인되는 경우 수출환어음의 부도 처리 예정일로부터 1개월 간 부도를 유예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내용을 담은 지원방안을 마련해 시행 중에 있다. 기업은행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상담창구를 운영하면서 금융지원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우한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우한대학교 중난병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2020.01.29 goldendog@newspim.com |
다만 우리나라 수입기업이 중국에 결제해 주는 경우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시중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우리 쪽에서 거래일에 맞춰 송금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고, 현지 정책에 따라 지급이 늦어지는 것뿐이어서 분쟁이 생길 여지가 작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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