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3.5% 인상…삼성화재·현대해상 등 '빅 4' 잇따라 인상
손해보험사 성장 정체·손해율 악화에 추가 인상 가능성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보험료가 줄줄이 오른다. 자동차보험 부문 적자가 쌓이고 있는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란 설명이다.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하반기 보험료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2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책임개시일 기준 이날부터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3.5% 인상한다. KB에 이어 현대해상도 다음달 5일 3.5% 정도 올리기로 했다. 삼성화재는 현대해상과 같은날 3.3% 인상한다. DB손해보험 3.4%(4일) 등 국내 손보업계 '빅4'가 잇따라 보험료를 인상할 예정이다.
'빅 4'를 제외한 한화손보와 롯데손보, 메리츠화재 등 나머지 중소형 손보사들도 다음 달 3.5% 내외 수준의 보험료 인상 대열에 동참한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자동차보험 업계 [사진=뉴스핌 DB] 2020.01.29 tack@newspim.com |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지난해 차량 정비요금 인상과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등 보험금 원가 상승으로 인해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손보업계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영업손해율(보험금/보험료)이 100%가 넘어 5% 안팎의 보험료 인상을 계획했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적정선은 77% 수준으로 알려졌다. 손해율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받은 보험료보다 준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손해율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오는 4월 총선 이후 하반기 추가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보험은 팔수록 손해라 가입을 까다롭게 하든지 보험료를 올리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총선 앞두고 당국 눈치로 3.5% 정도밖에 못 올렸지만 총선 이후 언제든 인상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손보사들은 1월과 6월 두번 보험료를 인상했지만, 뚜렷한 수익개선 효과는 없었다. 국내 손해보험업계는 현재 성장이 정체된지 오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 성장률은 지난 2016년 5.4%에서 2017년 4.6%, 2018년 3.4%로 점점 감소 추세다.
보험사들은 지난 2001년부터 작년까지 자동차보험에서만 12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흑자를 낸 적은 2017년 한 해에 불과할 정도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사의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 차단을 위해 현재 400만원인 음주운전 가해자의 사고부담금을 1500만원으로 올리는 등 자동차보험 개선책을 당국과 긴밀히 협의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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