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부서 확대' 미래에셋·KB, 시장 개척 박차
하나금투 IB 개편·NH는 지분투자 통해 수익 추구
"IPO시장 위축...리츠에 돈 몰릴 것" 전망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국내 공모리츠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풍부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수익 다각화에 나선 대형 증권사들이 관련 조직을 신설하거나 확대 개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나가는 모양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우선 국내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는 2018년 IB3 부문 내 태스크포스(TF)로 구성했던 공모리츠금융팀을 2019년 초 IB1 부문 내 팀으로 정식 신설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공모리츠 관련 부서를 만든 것은 미래에셋대우가 처음이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는 2019년 초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꼽힌 홈플러스리츠 상장주관사로 선정돼 성과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비록 기대치를 밑돈 기관 예측으로 상장에 실패했지만, 조직원 규모를 10명 내외까지 확대하며 수익구조 발굴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작년말에는 국내 최초 해외 부동산 공모리츠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된데 이어 기승준 IPO본부장을 공모리츠금융팀장으로 이동시켜 조직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유동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부동산 직접투자와 달리 리츠는 임대수익이 일정해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고, 주식 매도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공모리츠가 활성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도적으로 조직을 만들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초대형 IB인 KB증권도 전문인력을 꾸려 투자은행(IB) 부문 내 리츠금융팀을 신설했다. KB증권 리츠금융팀은 신규 리츠 발굴 및 상품구조 설계 전반 업무를 수행한다.
2019년 IPO 등 ECB 부문에서 괄목할 성장을 거둔 KB증권은 인프라 펀드와 함께 리츠 상품을 신규 먹거리로 보고 시장 분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조직개편에서는 리츠금융부 외에 리츠사업부, 해외대체투자 1·2부를 신설하는 한편 자산관리(WM) 부문과 협업을 통해 공모리츠 상장 및 상품 출시를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리츠 업무를 담당하던 기존 IB그룹을 IB1그룹과 IB2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IB1그룹이 은행과 함께 추진하는 '원(One) IB' 전략을 전담하는 것과 달리 IB2그룹은 투자금융 및 대체투자 분야를 담당하며 리츠 분야에 적극 뛰어들 전망이다.
한편 NH프라임리츠 흥행 돌풍으로 수혜를 본 NH투자증권은 관련 부서 신설 대신 지분투자 방식으로 공모리츠 시장에 발을 들이는 방식을 택했다. NH프라임리츠의 일부 기초자산을 자기자본투자(PI)로 장기 보유하기로 한 것이다.
NH프라임리츠는 기존에 상장된 다른 리츠와 달리 자산을 직접 취득하지 않고 해당 자산을 담은 펀드의 수익증권을 편입한 상품이다. 서울스퀘어에 투자한 ARA펀드의 1종 수익증권(10%), 강남N타워에 투자한 케이비강남1호리츠 우선주(10%), 삼성물산 서초사옥에 투자한 현대38호 펀드 수익증권(5%), 삼성SDS타워에 투자한 유경11호펀드 수익증권(6%)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저금리·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된 국내 자본시장에서 리츠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17년 이후 IPO 시장이 차갑게 식은 만큼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리츠를 통해 수익 추구에 나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츠 시장에 대한 증권사들의 관심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IPO 호황이 예상보다 짧게 끝나면서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는 물론 자기자본투자에서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부동산 관련 펀드가 인기를 끌었듯이, 리츠 또한 국내에 이어 해외까지 투자 범위가 확대되는 방식으로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