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근절돼야"
'제자 성추행' 교수 파면 투쟁한 학생회장 '징계위'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해임된 전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A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는 서울대 학생들이 대학 내 성폭력과 인권침해 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A교수 사건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A특위)는 16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해 요구했던 제도적 개선 요구사항을 실현하기 위함"이라며 "A특위 후속 대응 기구인 '대학 내 권력 성폭력·인권침해 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권력형 성폭력 근절특위)를 새로이 발족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A교수 사건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19일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의 서문과 A교수 연구비리 은폐 의혹 및 피해자 배제한 깜깜이·날치기 징계 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9.09.19. hakjun@newspim.com |
A특위는 제자를 성추행해 재판에 넘겨진 A 전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한편 서울대가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교원징계규정에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와 징계위 참여권을 명문화하고, 학생의 권리를 명문화하는 인권지침을 마련하고 이를 학칙에 반영하라는 것이다.
권력형 성폭력 근절특위는 첫 활동으로 전 인문대 학생회장 이모 씨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서울대를 규탄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A 전 교수가 사용하던 연구실을 학생 자치 공간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무단점거를 주도했다며 이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2일 오전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는 서어서문학과 A교수의 연구실을 점거하고 A교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 제공] |
권력형 성폭력 근절특위는 "교수실 학생 공간 전환은 그간 논의됐던 방안 중 가장 평화적이고 불법적인 요소가 적은 방안이었다"며 "전환 과정에서 학교의 손실도 발생하지 않았고, 연구실 내부 개인 물품들을 비닐로 씌어 손대지 못하도록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학과장은 교수가 개인 컴퓨터 본체를 가져갈 수 있게 해준다면 평화적인 교수 연구실 학생 공간 전환을 허락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는 교수 본인이 직접 컴퓨터 본체를 가져가며 이행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합리적인 절차를 거쳤으나 현시점에서 학교는 갑작스럽고 원인 모를 징계 절차 진행을 통보해 왔다"며 "의결된 사항에 따라 교수실 학생 공간 전환을 이행한 것이 죄라면 우리 학생들 모두는 학교 눈치를 보며 자율적인 학생 자치를 실현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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