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전문가 진단] 신년사 생략한 김정은…긴 호흡으로 버티기 돌입

기사입력 : 2020년01월01일 17:33

최종수정 : 2020년01월02일 06:05

北, ICBM 재개·대화 가능성 모두 열고 대미 장기전 선포
완전한 '새로운 길' 없었다…美 대선까지 모호성 유지할 듯
새 전략무기는 다탄두 ICBM 가능성…한국 패싱, 심화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은 2020년 첫날인 1일 공개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서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중단 폐기를 시사하면서도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완전히 '새로운 길'을 향하기보다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며 장기전에 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을 상대로 '충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소식을 1일 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0.01.01 noh@newspim.com

◆ "北, 긴 호흡으로 버티기 위해 경제문제 집중"

김 위원장은 "대조선 적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전략무기개발을 계속할 것이고 조선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도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핵무력 강화'나 'ICBM 시험중단 폐기' 등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깰 수 있는 군사행동 계획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며 대화 여지가 살아있음을 시사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길은 없었다"며 "미국에 명시적으로 비핵화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히지 않았고 핵·ICBM 모라토리엄 폐기와 관련해 모호한 표현을 하며 해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여지를 열어뒀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김 위원장은 장기전을 대비하겠다는 표현을 수차례 했는데 올해 11월 미국 대선까지를 1차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긴 호흡으로 가겠다는 것 같다"며 "지금 대화가 되더라도 대선 결과에 따라 합의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일단 버텨내기 위해 전원회의에서 경제 문제에도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핵·ICBM 모라토리엄을 깨겠다거나 비핵화 협상이 끝났다는 발언을 자제하며 여지를 남겨둔 것이 전원회의 발표 특징"이라며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큰소리를 쳤으나 미국과의 협상을 끝낼 경우 겪을 고통이 더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연구소는 이날 전원회의 평가자료에서 "김 위원장은 단계적 도발 제고를 예고하면서도 미국의 향후 태도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도 남겼다"며 "미국과의 대치 상황과 이로 인한 경제적 난관을 거론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력갱생 정신과 정면 돌파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북한연구소는 이어 "북한은 2020년에 내부적으로는 전사회적 긴장도를 높이는 가운데 정면 돌파를 명분으로 한 주민 총동원체제를 강화하며 전략무기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을 모색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 위성을 가장한 ICBM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신형 잠수함 개발 완성 등으로 단계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소식을 1일 전했다. [사진 = 노동신문 홈페이지] 2020.01.01 heogo@newspim.com

◆ "새로운 전략무기는 다탄두 ICBM 가능성"

다만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가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이 먼저 변화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낮은 만큼 북한의 무력 도발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지 않다. 군사력을 강화하며 경제도 건설하겠다는 북한의 이번 발표는 사실상 북미대화 국면 이전의 '핵·경제 병진노선'과 유사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한다면 내년 3월 이후 신형 엔진을 장착한 다탄두 ICBM 등 탄도미사일 시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까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인공위성 발사가 거론됐으나 이날 전원회의 내용 발표에 '우주의 평화적 이용' 언급이 없었고 정면 돌파라는 표현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3월 한미연합훈련 재개 때 ICBM 발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새로운 전략무기는 최근 동창리 엔진 시험장에서 이뤄진 시험을 고려하면 다탄두 ICBM일 가능성이 크고 고체연료 엔진이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매년 새해 첫 날 하던 신년사를 이날은 생략하고 사실상 전원회의 결과 보도로 갈음했다. 올해 국가 주요노선을 전원회의 결과를 통해 대부분 밝힌 만큼 중복 발표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세의 불투명성을 고려해 김 위원장이 직접 발표하는 부담을 회피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발표에는 이례적으로 한국을 향한 메시지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 전원회의라는 특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지만 조만간 조평통 담화를 통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이 한국 정부를 완전히 무시한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다른 가능성은 김 위원장 본인이 2018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해 사변적인 해로 만들겠다고 직접 말했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중앙과 지방의 핵심 간부들을 평양에 모아놓고 무려 4일간 안보 및 생존전략에 대해 설명했다"며 "한국 정부도 내부적으로 더욱 치열한 토론을 통해 대응 전략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한반도 정세가 2018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heog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