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경찰관 중 4.6%만 이용...접근성 높여야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현직 경찰관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이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관의 정신·심리상담을 위해 운영하는 '마음동행센터'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해온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소속 A경위가 전날 오전 9시 21분쯤 경기 수원시 권선구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지난 18일에도 경찰청 생활안전국 소속 B경위가 마포대교에서 투신해 숨졌고 지난달 21일에는 경찰청 소속 또 다른 경위가 경찰청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경찰이 운영하고 있는 마음동행센터의 모습 [사진=경찰청] |
경기 화성에서는 지난 10월 29일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순경이 입직 1년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개인 신변을 비관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관의 극단적 선택은 매년 30여 건씩 발생하고 있다. 경찰 조직 안팎에서 현재 운영 중인 '마음동행센터'를 재정비하고 이용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경찰청은 경찰관들의 정신건강을 돌보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4년 마음동행센터를 처음 개소한 이후 현재 18개소로 확충해 운영하고 있다. 전문 상담뿐 아니라 필요시 병원과 연계해 통합 심층검사·치료까지 가능하고 비용도 전액 무료다.
하지만 센터 수가 워낙 적은 데다 상담 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실제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체 경찰 인원 중 약 41%가 속한 서울·경기 지역에 자리한 센터는 서울 2곳, 경기 2곳 등 총 4곳뿐이다. 특히 센터 내 상담사도 전체 18곳에 각 1명씩만 배치돼 있다.
조직 내부의 부정적 시선도 센터 방문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바쁜 업무시간에 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탓에 동료들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신적 문제가 조직 내부에 알려질 수 있다는 우려에 센터 방문을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한 경찰관은 전체 경찰 인원 약 12만명 중 5537명(약 4.6%)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경찰청은 향후 마음동행센터 상담원 확충, 접근 경로 다양화 등 지원 대책을 늘릴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마음동행센터를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예산을 확보하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쉽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선 경찰관들이 마음동행센터를 활발히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