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합의안 받고 선거법 우선하자니 '검찰개혁안 부결' 우려
막연히 늦추자니 '총선' 코앞... 의총서 '처리시한' 못 정해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4+1협의체가 깨지면 소탐대실이다."
지난 18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한 의원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과반의석"이라며 발언한 내용이다. 올해가 채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에는 총리·법무장관 인사청문회와 예산 부수법안 등이 과제로 남았다.
민주당에게 선거법은 빨리 처리하려하면 할수록 불리해지고, 무한정 미루자니 국정에 부담이 된다. 당장 총선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 시간도 여유롭지 않다. 민주당이 '느슨한 공조'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유지를 택한 이유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18 leehs@newspim.com |
민주당은 일단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야4당이 제안한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30석 상한선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며 "석패율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훨씬 더 많아서 3+1협의체에 재고를 더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1협의체가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50%연동' 비율에 잠정 합의한 가운데, 비례대표 50석에 대해 3+1이 제시한 30석 연동형 캡(cap·상한선)에는 동의하지만 석패율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협의체는 유지하며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청문회와 민생법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협의체의 공조없이는 본회의 개의조차 쉽지 않은 탓이다.
협의체가 함께해야 본회의에서 과반 의석(148석) 확보가 가능하다. 현재 129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정의당 6석, 민주평화당 5석, 대안신당 10석까지 포함해야 과반수를 넘길 수 있다. 여기에 협의체 공조가 공고해지면 바른미래당 당권파 13석의 도움까지 기대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12.18 leehs@newspim.com |
다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의 데드라인을 정하지 못하며 법안 처리는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우선 다른 야당에 예산 부수법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제시했지만 이 조차 공조를 얻어내지 못하면 올해 안에 열릴지 미지수다.
선거법 처리 시한을 못 박으면 민주당에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연내 처리를 목표로 정하면 3+1이 보낸 합의안을 받으며 협상해야 하는데 이 경우 선거법만 내주고 뒤이어 상정할 검찰개혁법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경수사권 조정안의 경우 4+1 실무자들 사이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민주당에서는 협의체 대표들에게 선거법 처리 후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등 검찰개혁법 찬성을 약속하는 서약서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무한정 법안 처리 기일을 늦추자니 총선이라는 이벤트가 다가오고 있어 '빨리 해결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재영입이나 전략공천을 고려할 때도 선거룰이 우선 확정돼야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당 내에서도 선거법을 '당기자, 미루자'는 입장이 줄다리기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의총에서 의견이 분분했다"며 "민주당은 일단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이라는 원안을 당론으로 유지하며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에 매진할 예정이다. 선거법 처리는 1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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