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딘류 시장 1·2위 판매중지로 풍선효과 '기대'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위궤양 치료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던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에 이어 니자티딘까지 일부 판매 중지 조치 결정이 내려지면서,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월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에서 발암물질 NDMA가 검출됐다는 이유로 269개 품목에 대한 잠정 제조 및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 이어 식약처는 지난 22일 또 다른 티딘류인 니자티딘 계열 의약품 13개 품목에 대해 잠정 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라니티딘과 니자티딘은 H2 차단체 계열(티딘) 의약품 중에서 점유율 1,2위를 차지하던 의약품으로, 이들 의약품들에 대한 판매 중지 조치는 필연적으로 다른 의약품의 판매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영옥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이 지난 9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라니티딘 위장약 잠정 제조·수입 및 판매 중지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9.26 alwaysame@newspim.com |
◆ 라니티딘 처방 중지에도 다른 티딘류 처방 증가
식약처가 지난 9월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 전 품목에 대한 판매 중지 조치를 내리면서, 위궤양 치료제 시장은 요동쳤다.
라니티딘은 지난해 2600억원의 원외처방이 이뤄졌을 정도로 시장에서 비율이 높은 의약품인데, 전 품목이 판매중지 결정돼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기 때문이다.
이후 시장은 빠르게 재편됐고 라니티딘의 판매량은 다른 티딘류 의약품인 H2 차단제로 옮겨갔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라니티딘 외에 티딘류에서 가장 비중이 높던 니자티딘은 지난 9월 대비 처방액이 40% 증가한 33억원을 기록했다.
니자티딘은 지난해 원외처방액 기준으로 2600억원의 라니티딘에 이어 가장 높은 8.4%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라니티딘 판매 중지 사태 이후 그 비중은 1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제약업계에서 라니티딘 대체제로 니자티딘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라니티딘 판매중지 사태 이후 자사의 니자티딘 계열 의약품 액시딘에 대한 자체 검증에 돌입해, 발암물질 NDMA가 불검출됐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을 보유해 판매중지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던 일동제약은 코프로모션 계약을 통해 활로를 찾기도 했다.
일동제약은 동아에스티와 파모티딘 계열 '가스터정'에 대한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고, 라니티딘 사태에 따른 타격 최소화에 한창인 모습이다.
여기에 보령제약 역시 라푸티딘 제제인 스토가에 대해 발암물질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처방액 역시 9월 대비 30% 이상 증가하면서 라니티딘 사태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라니티딘 판매중지 사태에 따른 원외처방시장은 이번 니자티딘 일부 품목 판매중지로 또 다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씨제이헬스케어 케이캡정. [사진=씨제이헬스케어] |
◆ 티딘류 아닌 PPI로 가자...처방액 상승세
같은 H2 차단제이자 티딘류 계열 의약품보다 PPI 제제로 처방이 이동하는 경향도 보였다.
여기에 라니티딘에 이어 티딘류 계열 의약품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던 니자티딘까지 일부 판매중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이러한 처방 이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라니티딘 판매중지 조치 이후 지난 10월 PPI 제제의 원외처방액은 439억원으로 전월 대비 17% 상승했다.
의약품 쪽에서는 씨제이헬스케어의 국산 신약 케이캡과 일양약품의 놀텍, 한미약품의 에소메졸이 반사이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국산 신약 30호로 고공행진을 하던 케이캡은 지난 3월 출시한 지 6개월 만에 원외처방액 120억원을 돌파했으며, 지난달에는 180억원의 처방액을 돌파하며 올해 처방액 200억원 달성도 기대된다.
일양약품의 놀텍도 지난달 원외처방액 30억원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20% 증가했으며, 한미약품의 에소메졸 역시 10월 원외처방액이 전월 대비 2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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