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석 교수, 진천뢰 구조연구 첫 발표
비격진천뢰보다 5배 큰 폭발력·살상력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임진왜란 당시 육전에서 사용한 전통 대형폭탄인 진천뢰(震天雷)는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보다 5배 이상 큰 폭발력과 살상력을 갖췄다. 직경 33cm, 무게 72kg의 대형폭탄으로 왜군을 격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첨단 무기였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증명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출신의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는 19일 '임진왜란에 사용된 완구와 진천뢰의 구조연구' 논문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채 교수는 신기전과 각종 화포, 거북선 등을 연구 복원한 고화기 전문가로 손꼽힌다.
채 교수는 "임진왜란 때 우리는 '진천뢰'와 '비격진천뢰'를 함께 사용했는데 '진천뢰는 대완구로 발사했고 '비격진천뢰'는 중완구를 이용한 것으로 1635년 편찬된 '화포식언해'에 기록돼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전 항공우주연구원장)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과총 기자실에서 '조선시대 화약무기 고증연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2019.11.18 kimys@newspim.com |
화포식언해의 설명에 따르면 진천뢰는 비진천뢰보다 전체 무게는 5.7배 더 무겁고 화약은 5배 더 많이 넣었다. 능철도 30개를 넣었기 때문에 폭발력과 살상력이 5배 이상 클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채 교수는 "진천뢰가 왜군을 토벌하고 격퇴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무기였음이 처음 밝혀졌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향병일기'를 인용해 "왜적을 토벌하는 계책으로 진천뢰보다 더 나은 것이 없었다", "진천뢰는 효과가 있어 왜적의 간담을 벌써 서늘케 하니 지극히 기쁘지만, 안동의 진영에는 3개뿐인 데다 화약이 바닥나 수송할 수가 없다"고 돼 있다고 근거를 들었다.
이어 채 교수는 "진천뢰를 발사할 때는 빨리 점화돼서 발사장소, 즉 대완구 속에서 폭발하는 경우도 있었는지, 주화(신기전의 1448년 이전 명칭)를 이용해 점화를 하든지, 안전한 곳에 숨어서 점화선을 길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진천뢰 구조 [그림=채연석 교수 제공] 2019.11.18 kimys@newspim.com |
채 교수는 "세종실록의 기록(세종 29년)을 보면 중주화 800개와 중주화에 폭탄으로 부착하는 소발화 800개를 함께 보냈다. 대주화(1448년부터 대신기전 명칭사용) 60개와 같이 부착해 사용할 소질려포통 36개를 같이 보냈다"고 했다. 또 "이를 통해 소질려포통을 대신기전에 부착해 발사함으로써 멀리 있는 적을 공격해 효과를 봤고, 이 원리를 이용해 대완구로 발사할 수 있도록 질려포통을 쇠로 만든 것이 진천뢰임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 교수는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서는 거북선과 판옥선의 대형 함포를 이용해 왜선을 파괴, 격침시켜 승리했고 육전에서는 진천뢰, 비진천뢰의 엄청난 폭발력과 살상력을 이용 왜적을 토벌하고 사살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게 됐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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