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역학 조사서 이미 동물 간 전염 확산 정황 포착
폐 흑사병에 이어 림프종 흑사병 확진에 시민 불안 확대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흑사병 발원지로 추정되는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수니터쭤치(蘇尼特左旗)에서 이미 올해 8월부터 동물 간 흑사병 전염이 '급격하게' 확산한 정황이 포착됐다. 흑사병 발병 지역이 당국의 예상보다 훨씬 넓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3번째 흑사병 확진 환자 발생을 알리는 네이멍구 보건당국 공지문 [캡처=네이멍구 위생국] |
차이신(财新)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7일 네이멍구 시린궈러멍(錫林郭勒盟) 보건당국은 이 지역 출신 55세 남성이 림프절 흑사병을 확진 받고 네이멍구 우란차부(烏蘭察布)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환자는 야생 토끼를 취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흑사병은 크게 나눠 폐 흑사병, 패혈증 흑사병, 림프절 흑사병으로 나뉜다. 지난 13일 베이징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명은 폐 흑사병이었다.
확진 판정을 받은 3명의 환자가 모두 네이멍구 시린궈러멍 지역 출신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 지역서 이미 지난 8월부터 동물 간 전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올해 8월 시린궈러멍 수니터쭤치에서 진행한 4차례의 흑사병 조사에서 12건의 흑사병 병원균이 검출됐다. 중국 방역 전문가에 따르면 '한 지역에서 2, 3건의 병원균만 발견돼도 사태를 주시해야 한다. 12건이나 검출된 것은 현지 동물 간 전염이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해당 전문가는 역학 조사 횟수에도 주목했다. 확산 정도가 경미하면 추가 조사는 1번으로 끝나는 게 보통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난 8월 검사가 4번이나 진행된 것은 '해당 지역서 흑사병 병원균이 연속해서 검출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흑사병이 8월부터 빠르게 확산했다는 것은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으로의 전염 확산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통상적인 역학 조사는 흑사병을 옮기는 쥐 등 설치류의 밀도 조사 및 포획, 흑사병 매개체인 벼룩을 떼어내 장기 및 혈액을 검사한다. 흑사병 병원균이 검출되면 추가조사를 진행한다.
중앙 보건 당국이 어떤 조처를 했는지도 의문이다. 중국 보건당국이 펴낸 '전국 흑사병 모니터링 방안'에 따르면 동물 간 흑사병 감염이 빠르게 확산, 인간 전염 우려가 커지면 당국은 지역 내 시민검진은 물론 차량 검역소를 설치 및 운용해야 한다. 중국 보건당국이 병원균 검출 이후 어떤 방역절차를 진행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중국질병통제센터(CDC)는 13일 '질병 확산 위험은 매우 낮다. 시민들은 일상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8월에 이미 네이멍구서 동물 간 전염이 확산한 점, 야생 고기를 취식한 사람에게서 흑사병이 발병한 점, 새로운 흑사병 확인 등으로 흑사병 확산 방지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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