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홍콩 대학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등 폭력 사태가 격화하자 중국 본토 학생 수백명의 피신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홍콩 대학에 재학 중인 본토 학부생과 대학원생 수백명이 가방을 싸들고 버스, 페리, 고속철도에 몸을 실어 중국 선전에 위치한 호스텔, 호텔 등으로 떠났다. 홍콩 경찰은 본토로 향하고 싶지만 도로가 봉쇄돼 이동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경찰선(船)을 배치하기도 했다.
홍콩성시대학교 인근에서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2019.11.12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중국 공산당 청년조직인 '선전청년동맹'은 피신이 필요한 중국 학생들에게 일주일간 숙소를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WSJ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기준 선전에 위치한 호스텔과 호텔 12곳이 중국 학생들로 만실인 상태다. 구체적으로 홍콩을 떠난 중국 학생의 수는 집계되지 않았다.
본토 학생들이 홍콩 시위대의 표적이 된 경우는 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중국 학생들이 불안에 떠는 이유는 최근 들어 시위대의 반(反)중국 성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한 본토 학생이 대학교 캠퍼스에서 구타를 당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기도 했다.
특히 본토 학생들의 우려는 지난 4일 오전 시위 현장 인근 주차장에서 추락한 홍콩과기대학교 학생 차우츠록 씨가 지난 8일 사망한 뒤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격해지면서 더욱 커졌다고 WSJ은 전했다.
홍콩성시대학의 본토 출신 대학원생은 WSJ에 전날 오전 7시에 선전행 첫 열차를 탔다며 대학원 과정을 함께 밟고 있는 본토 학생 100여명 가운데 약 80명이 전날 정오 안으로 홍콩을 떠났다고 말했다.
현재 홍콩 대학 곳곳은 '시위 최전선'이 돼버린 상황이다. 대학 구내에서 학생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연습을 하는 모습, 투석기를 시험하는 모습 등이 목격됐다.
지난 12일 홍콩중문대학에서는 학생들이 화염병과 불이 붙은 화살, 대형 소총으로 경찰을 공격하자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통해 진압에 나서기도 했다. 홍콩 주요 대학 주변에는 폭동 진압 경찰이 배치된 상태다.
대학 내 폭력 사태가 격화하자 홍콩의 주요 대학들이 이번 주 수업을 모두 취소했다. 중문대는 이달 말까지 휴강했으며 홍콩침례대학은 12월 3일까지 강의를 모두 취소했다. 일부 대학은 온라인 강의로 전환했다.
홍콩중문대학교에서 시위대가 진압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19.11.12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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