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수혁 주미 대사 지명자가 8일부로 61일째 파견국인 미국 정부의 아그레망(agrément·외교사절 파견에 대한 상대국 동의)을 받지 못한 것은 한국 정부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 아닌 복잡한 미국 정치 상황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수혁 주미 대사 지명자 [사진=뉴스핌DB] |
7일(현지시간)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이수혁 지명자의 측근인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 외교가에서 미국 정부의 아그레망 지연을 놓고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외교가 일부에서는 이를 "미국 정부가 한국의 지소미아 폐기 결정에 대한 보복"으로 보고 있다고 알렸다.
하지만 미국의 여러 정치외교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미국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은 미국 정부가 한국의 지소미아 폐기 결정에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종의 보복으로 외교적 임명을 지연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 등 내부 사안"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국 고위 외교관도 카지아니스 국장과 같은 의견이다. 그는 심지어 미국 정부가 수일 내에 이 지명자의 임명을 승인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했다.
크리스틴 리 신미국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안보 프로그램 연구원은 "지소미아 파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편함 자체 하나로 임명이 지연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하나의 요소일 순 있어도 "아그레망 지연에 대한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라고 했다.
리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외교수단을 통해 지소미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표출하는 것 보다 세밀한 노력을 통해 양측을 더욱 가깝게 하고 최소한 단기간 내에 긴장상태를 관리하기 위한 공식화된 대화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주미 대사로 지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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