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에어버스 보조금에 대한 미국의 유럽 관세를 승인한 세계무역기구(WTO)의 결정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멋진 승리’라며 크게 반색한 가운데 EU는 보복에 속도를 내는 움직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탄소국경세 도입을 앞당기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가라앉는 유럽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복안이라는 것이 표면적인 명분이지만 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표에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 경제 담당 집행위원으로 지명된 파올로 젠틸로니 전 이탈리아 총리는 인사 청문회에서 탄소국경세를 조속히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적, 기술적 걸림돌이 상당수 존재하지만 탄소국경세가 WTO의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적극 나설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오는 11월 취임을 앞둔 젠틸로니 전 총리는 유럽의 경기 하강 기류가 장기화되는 데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날 관세 발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2일 WTO는 에어버스의 불법 보조금에 대해 미국이 유럽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했고, 미국은 즉시 관세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 항공기에 10%의 관세를 적용하는 한편 프랑스 와인과 스코틀랜드 위스키 등 주류에 25%에 달하는 관세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치즈와 올리브유, 초컬릿, 버버리를 포함한 명품 역시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로이터는 유럽의 탄소국경세가 미국 기업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프랑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와인 관세에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WTO의 결정에 커다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트윗을 통해 “수 년간 관세와 무역 장벽으로 미국을 홀대했던 유럽에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며 “WTO의 결정은 멋진 승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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