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후에야 피규어 확인, 재미·중독성 강해
중고 거래 사이트 판매 가격 39배 치솟기도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중국 젊은이들이 ‘피규어 랜덤 박스’ 구매에 푹 빠졌다. 강한 중독성을 가진 피규어 랜덤 박스에 중국 젊은이들이 매료됐다고 16일 중국 매체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피규어 랜덤 박스는 불투명 박스 안에 랜덤으로 피규어를 담아 판매하는 것으로 상자를 열어보기 전에는 어떤 피규어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어 짜릿한 스릴과 재미를 선사한다.
피규어 랜덤 박스는 주로 베이징, 상하이, 광둥 등 대도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일부는 거의 중독처럼 피규어 랜덤 박스 구매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자상거래 티몰에 따르면 티몰 이용자 중 20만 명이 피규어 랜덤 박스 수집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중 대다수가 95허우(1995년 이후~2000년 이전 출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규어 랜덤 박스 인기를 증명하듯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 동영상 플랫폼에는 수많은 피규어 랜덤 박스 개봉 영상이 올라와 있으며, 영상 조회수도 수 십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 피규어 업체 팝마트의 피규어 상품들 [사진=바이두] |
피규어 랜덤 박스 가격은 주로 39~69위안(약 6550~1만 1580원) 선으로 비싼 편은 아니지만, 문제는 피규어 랜덤 박스가 시즌마다 피규어 시리즈별로 신제품으로 출시돼 끊임없이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피규어 시리즈당 10여 종의 피규어로 구성되며, 이 중에는 공개되지 않은 ‘비밀 피규어’도 있어 더욱 구매욕을 부추긴다.
특히 이런 희귀 피규어가 들어간 피규어 랜덤 박스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고가에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중고거래 플랫폼 셴위(闲鱼)에 따르면 인기 피규어 랜덤박스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39배나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판매가가 59위안(약 9900원)이던 피규어 랜덤박스가 현재 2350위안(약 39만원)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1년간 3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셴위 플랫폼을 통해 피규어 랜덤박스를 거래했으며, 판매 중인 피규어 랜덤박스 수는 전년 대비 320%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셴위의 피규어 랜덤 박스 거래 규모는 1000만 위안(약 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플랫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피규어는 몰리(Molly), 유니콘, 롤(L.O.L), 소니엔젤(sonyangle), 푸키(pucky) 순인 것으로 분석됐다.
인기 상품 몰리의 제조업체이자 중국 최대 피규어 회사인 팝마트(POP MART)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5.9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40배 늘어났다.
팝마트는 2018년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 행사 11월 11일 당일에만 티몰을 통해 매출액 2700만 위안(약 45억원)을 돌파해 디즈니, 반다이 등 유명 장난감 회사보다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팝마트는 최근 국내외 유명 장난감 브랜드 혹은 디자이너와 손잡고 다양한 피규어를 선보이고 있다. 팝마트의 대표적인 상품인 몰리는 지난 2016년 유명 홍콩 디자이너와 협력해 선보여 큰 인기를 모았다.
피규어 랜덤 박스 구매 열풍과 관련해 인민일보는 피규어 랜덤 박스는 마치 복권과 같은 도박적 성격이 강하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eunjoo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