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26일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결정 공시
15일 내 2차 심의·의결.. 이의 시 3차까지 최장 2년 소요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인보사 사태'로 파문을 일으켰던 인보사 제조사 코오롱티슈진에 상장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2차 상장폐지에서 적극적으로 상장 유지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 코스닥티슈진을 상장폐지를 결정했고 26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위원회는 15영업일 내 2차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2차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되더라도 회사가 의의를 제기하면 3차 심의를 열기 때문에 최종 상장폐지까지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15영업일 후 진행되는 2차 상장폐지 여부 심의·의결에서 적극적으로 상장 유지 의견을 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는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주사액으로, 연골세포가 들어있는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 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이뤄졌다. 2액의 형질 전환 세포가 허가 당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드러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인보사의 품목허가가 취소된 이후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5일 코오롱티슈진을 상장폐지 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인보사의 성분이 바뀐 것이 서류상 주요한 사항의 허위 기재 또는 누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이 사실상 인보사 개발만을 담당하고 있으며 인보사 외 별다른 수익원이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 코오롱티슈진에 남은 과제…미국 임상 3상 재개·소송
코오롱티슈진 측은 계획해왔던 미국 임상 3상은 상장폐지와 관계없이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가 품목허가 취소된 이후에도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허가취소 이후 개최한 간담회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미국 코오롱티슈진과 함께 미국 임상 3상을 이른 시일 내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미국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인보사의 세포가 바뀌었지만, 품질과 안전성 등 효능에는 영향이 없다는 논문을 발표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오른쪽)와 유수현 바이오사업담당 상무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 투약 환자 안전관리 종합 대책 발표를 마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7.04 leehs@newspim.com |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회사가 상장 폐지되더라도, 이와는 별개로 미국 임상 3상 재개는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임상 외에 회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도 풀어야 할 숙제다. 환자와 주주, 보험사, 시민단체 등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은 500억원이 넘는다.
코오롱티슈진의 지분을 27.2% 보유한 코오롱, 12.5%를 보유한 코오롱생명과학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제약·바이오업계 "산업 침체 계속되나"우려
인보사 사태에서 번진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로 제약·바이오 업계는 산업의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이 상폐 심사 대상이 됐을 때, 상장폐지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업계가 침체된 상황에서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되는 쪽으로 점쳐지고 있다"면서 "상장폐지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인보사 사태에 이어 신라젠 쇼크 등 악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산업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약·바이오 산업의 침체로 인해 개별 기업들은 호재가 있어도 주식시장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되면 경직된 산업분위기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보사 사태에서 파생된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는 이미 발생해서 주식시장에 반영된 인보사 사태에서 파생된 것"이라며 "하반기 헬릭스미스, 메지온, SK바이오팜 등이 좋은 성과를 발표하면 분위기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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