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주요 기업들이 주주 이익 극대화가 기업의 목적이라는 밀턴 프리드먼의 이론에 반기를 들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데 뜻을 모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미국 200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 단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이 ‘기업의 목적’을 수정한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수정된 성명에서 이 단체는 “기업의 결정은 더 이상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직원과 고객, 사회 전체 등 모든 이해 당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성명에서는 수십년 간 정설로 여겨진 프리드먼의 ‘주주우선 자본주의 모델’을 따라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의 목적으로 명시됐으나, 수정된 성명에서는 “모든 이해 당사자가 중요하며, 우리는 우리의 기업과 지역사회, 국가의 미래 성공을 위해 모든 이해 당사자에게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앤컴퍼니 회장을 필두로 하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워싱턴 정계에서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강력한 이익 단체로, 이 단체의 공식 성명이 수정된 만큼 각 기업들의 근로자 임금 및 환경문제 등에 대한 입장도 큰 변화를 보일 수 있다. 기업의 공식 목적은 자사주 환매, 기업 지출, 활동주의 투자자들에 대한 대응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큰 틀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수 년 간 미국 유수 기업들의 대표들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다이먼 회장은 주주우선주의가 지나치게 협소한 철학이며 경영자가 장기적 목표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비난해 왔다.
지난 2016년 다이먼 회장과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워렌 버핏 등 재계 지도자들은 단기적 이득에서 벗어나 ‘상식적’ 기업 원칙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공동으로 밝힌 바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등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주주우선주의가 경제 불평등을 악화하고 근로자들의 희생으로 부유한 투자자들의 배만 불리는 구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워런 의원은 대기업들이 의사 결정 시 주주를 넘어서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자원을 낭비하는 보여주기식 제스처라는 지적도 있다.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아니라 주주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는 주장이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