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에 반대하는 홍콩의 시위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해외 기업들이 비즈니스 마비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비상 대책을 풀가동하고 나섰지만 시위가 날로 과격해지는 한편 공항 운항 중단을 포함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지자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홍콩국제공항에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려는 탑승객을 시위대가 막아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홍콩 소재 3개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이달 계획하고 있던 로드쇼를 취소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 발행을 위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행사를 추진했지만 홍콩의 사회적 동요에 발목이 잡혔다.
이 밖에도 상당수의 비즈니스 미팅과 인수합병(M&A) 협상, 컨퍼런스를 포함한 각종 행사의 취소 및 연기가 꼬리를 물고 있다.
블랙록은 내달 홍콩 포시즌 호텔에서 열기로 한 연례 컨퍼런스를 취소하기로 했다. 대규모 시위로 인해 하늘길이 막힌 데다 대중 교통과 숙박 시설 이용까지 혼란이 발생하자 고객들의 참석이 어려워졌기 때문.
유럽의 대형 보험업체 AXA는 2000여명에 달하는 홍콩 현지 직원들의 정상 업무에 커다란 차질을 빚고 있다.
과격 시위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직원들이 조기 퇴근해야 하는 상황이고, 일부는 출퇴근이 힘들어 재택 근무를 하고 있다고 업체는 전했다.
AXA는 직원들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핫라인을 본격 가동하는 한편 컨설팅 업체까지 동원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과격 시위로 인해 영업점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고객들에게 모바일 뱅킹 이용을 적극 권고하는 실정이다.
스탠더드 차타드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시위 중심지에 위치한 영업점을 순차적으로 폐쇄했고, 이 때문에 고객 관리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 비즈니스에 주력하는 미국 여행사 ATG 비즈니스 트래블 매니지먼트는 시위로 인해 지난 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급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홍콩 여행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마케팅에 주력했던 업체는 이제 고객들에게 여행 계획을 재고할 것을 권고하는 상황이다.
해외 기업들은 시위가 장기화될 리스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한편 상황이 악화될 경우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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