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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거래 차단? '속타는' 수출기업 vs '느긋한' 은행

기사입력 : 2019년07월03일 15:21

최종수정 : 2019년07월03일 15:57

금융권·정부 "송금제한 가능성 낮아..영향 제한적"
기업들 "불경기에 불확실성까지 겹쳐..대응책 필요"

[서울=뉴스핌] 최유리 김진호 기자 = 일본의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파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추가 제재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수출규제 조치를 시작으로 △송금제한 △단기 취업비자 제한 △농수산물 수입규제 강화 등이 거론된다.

현재 금융권에선 송금 규제가 현실화되더라도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 조달 비중이 적을 뿐 아니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 다른 통화로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자금줄이 막힐 수 있는 수출 기업은 속을 태우는 형국.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외화예수금 및 외화대출 중 엔화 예수금과 엔화 대출 비중 [자료=각사]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외화 조달액 중 엔화 비중은 평균 6.12% 수준이다.

가장 비중이 높은 곳은 우리은행으로 9.89%(1조3164억원)를 나타냈다. 일본 현지법인(SBJ)을 운영중인 신한은행이 6.6%(1조1481억원), KEB하나은행이 4.8%(2조1144억원), KB국민은행이 3.2%(7000억원)로 뒤를 잇는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엔화보다는 달러나 유로화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엔화가 약세인데다 금리까지 낮아 엔화대출이 유행했던 2000년대 중반과 달리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엔화를 확보할 필요성이 낮아졌다.

전체 외화대출 중 엔화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떨어졌다. 4대 시중은행의 외화대출 중 엔화대출 비중은 평균 13.73%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던 2008년 28%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일본 내에서 영업이 가장 활발한 신한은행이 19.7%(3770억원)를 나타냈다. 이어 KEB하나은행이 14.8%(3355억원), KB국민은행이 12%(1200억원), 우리은행이 8.42%(1717억원)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위기로 외화자금줄이 막혔을 때 외국계 은행에서 하루 단위로 만기를 연장하며 자금을 조달했던 전례가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니고, 엔화로 자금을 조달해야 할 니즈 자체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 역시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고 은행들의 자금 조달 채널도 예전과 달리 아시아, 중동, 미주, 유럽 등으로 다변화돼 있어 엔화 비중이 높지 않다"며 "한일 경제분쟁으로 인한 은행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관련 당국에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다. 금융권의 엔화 조달 현황이나 국내 기업들의 일본계 은행 대출 현황 등도 파악하지 않고 있다. 일단 송금 규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일본 정부의 추가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확이 어떤 조치가 나올지 파악해야 대응책을 마련할텐데 현재까지는 명확히 나온 게 없다"며 "송금은 은행의 기본적인 업무인데다, 국내에 있는 일본 기업과 개인들이 피해를 받을 수 있어 이를 제한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느긋한 금융권 및 정부와 달리 기업들은 속이 타는 분위기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규제라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평가다. 기업들의 우려에 비해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금융시장 역시 산업과 같이 맞물린 특성을 감안하면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며 "일본기업에는 피해가 안가고 한국기업에 피해를 주는 핀셋형 조치로 아픈 부분에 영향을 주고 있어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본의 수출규제 파장이 금융권으로 확산되기 전에 정부가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송금 규제는 사실상 경제 전면전을 뜻하는 것인 만큼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본과의 물밑협상 등을 통해 파장이 금융은 물론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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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단축 개헌..."동의 안해" 55.5%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언급한 '복귀 후 임기단축 개헌 추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공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 응답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서 임기단축 개헌 추진 언급'에 55.5%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동의한다'는 34.0%, '잘모름'은 10.4%로 나타났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70대 이상,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분류에서 50%를 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67.6%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50대(62.2%), 30대(57.2%), 60대(53.4%), 만18세~29세(50.9%) 순이었다. 유일하게 70대 이상은 '동의한다'가 44.3%로 '동의하지 않는다' 38.6%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 64.5%, 대전·충청·세종 60.8%, 경기·인천 58.4%, 대구·경북 56.9%, 강원·제주 54.2, 서울 53.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부산·울산·경남만 '동의한다'는 대답이 43.4%로 '동의하지 않는다' 42.2%보다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역시나 정치 성향에 따라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5%가 '동의하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64.3%가 '동의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가 41.5%, '동의한다'는 38.7%로 나타났다. 진보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56.5%, '동의한다' 43.5%였다. '지지정당없음'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64.9%, '동의한다' 23.7%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하고 탄핵이 될 거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집권 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는데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신뢰가 낮다고 보는 거"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6.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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