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실리콘 외 중국 시스템반도체 중 5G 모뎀 칩 개발 보유 유일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중국 시스템반도체 분야 1위로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위기에 놓이면서 업계 2위인 ‘유니SOC(紫光展銳)’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팹리스(Fabless,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유니SOC은 하이실리콘과 함께 중국에서 5G 모뎀 칩(통신칩)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유니SOC은 지난해 중국 시스템반도체분야에서 매출액 110억 위안으로 업종 전체 2위에 올랐다.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유니SOC [사진=바이두] |
비록 매출액 503억 위안을 기록한 하이실리콘과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 화웨이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함에 따라 하이실리콘이 2014년 설립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실리콘의 매출액 대부분이 화웨이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실리콘 다음으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니SOC은 중국 반도체 회사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로 스프레드트럼과 RDA 인수·합병으로 세워졌다.
이 기업은 모바일 통신 및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핵심 칩을 연구 개발 및 설계해 칭화유니그룹의 집적회로(IC)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직원 4500여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14개 기술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2G, 3G, 4G, 5G 모뎀 칩, 사물인터넷 칩, 무선주파수 칩, 와이파이 칩, 보안 칩, TV용 칩을 취급하며, 중저가 제품 시장을 꽉 쥐고 있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유니SOC이 자체 개발한 SC6531 칩의 경우 작년 4월 기준 전 세계 출하량이 768만 개로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을 누르고 1위를 기록했다. 비록 하이엔드(고급) 칩은 아니었지만, 유니SOC의 저력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유니SOC은 하이실리콘과 함께 중국에서 5G 모뎀 칩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5G 모뎀 칩을 개발할 수 있는 곳은 한국 삼성, 미국 퀄컴, 중국의 하이실리콘과 유니SOC, 대만의 미디어텍 총 5곳뿐이다. 미국 인텔은 최근 5G 모뎀 칩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5G 모뎀 칩 시장 구도 변화 추이 [사진=바이두] |
5G 모뎀 칩은 초대용량 데이터를 수신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개발 난이도가 상당해 산업 진입 문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에 대부분의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하이실리콘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위기에 놓이면서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둔 유니SOC에게 기회가 찾아 오고 있다.
올해 유니SOC은 5G 통신 기술 플랫폼인 ‘마칼루(Makalu)’와 자사 최초의 5G 모뎀 칩인 ‘IVY510’을 공개했다.
이어 4월엔 세계 최초로 ArmDynamIQ 기술에 기반을 둔 스마트폰용 LTE 칩 플랫폼인 후번T310(虎賁T310)을 발표했다.
칭화유니그룹의 자오웨이궈(趙偉國) 회장은 “2023년이 되면 유니SOC은 전 세계 5G 시장에서 퀄컴, 미디어텍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36커(36kr)에 따르면, 5G 모뎀 칩 분야에서 퀄컴이 하이엔드 시장, 대만 미디어텍이 미들엔드 시장, 유니SOC이 로우엔드 시장을 쥐고 있다.
유니SOC이 속한 칭화유니그룹은 명문 칭화대학교 산하의 산학기업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토종 반도체 굴기를 이끄는 중국 최대의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eunjoo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