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담화 발표
"美 적대행위로 한반도 정세 긴장 더해"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29일 “힘의 사용은 결코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라며 자신들도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대미 압박 메시지를 발신해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지난 2월13일 네바다주(州) 핵실험장에서 29번째로 되는 임계전 핵실험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제사회의 커다란 우려와 비난을 자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미국의 임계전 핵실험은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논의하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진행됐다”며 “미국은 겉으로는 대화를 제창하지만 사실에 있어서는 힘에 의거한 문제해결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언급한 미국의 임계전 핵실험은 미 에너지부 국가핵보안국(NNSA) 산하 미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가 지난 24일 발표한 내용에 근거한 것이다. 일본 NHK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의 임계전 핵실험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2017년 12월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된 것이라고 한다.
임계전 핵실험은 핵폭발의 원료인 플루토늄이 연쇄핵 분열 반응을 일으키는 임계상태에 이르기 전에 폭발을 중지시키는 핵실험이다. 핵물질이 비산하는 모양을 조사하면 컴퓨터상에서 시뮬레이션화 할 수 있다. 이는 폭발을 동반하지 않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서 허용하고 있는 실험이다. 현재까지 임계전 핵실험을 실시한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영국 등 모두 3개국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해상에서 진행된 전연 및 동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아울러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실장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의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고 신성한 우리 공화국을 불량정권이라고 험담했다”며 “또 선(先) 핵포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경로를 변경하겠다고 운운하면서 힘으로 압살하려는 적대적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정책실장은 또한 “미국은 우리에 대한 최대의 압박 전략을 변함없이 추구하면서 경제적으로 우리를 질식시키려고 책동했다”며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최근 북한 선박인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한 것을 지적하며 “저들의 날강도적인 제재법을 위반했다는 황당한 구실로 우리 선박을 강탈해가는 범죄행위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인민군 전연 및 서부전선방어부대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사진=노동신문] |
이밖에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2 D5’ 시험발사 그리고 한미연합훈련 등을 거론하며 “이는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을 안중에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힘으로 우리를 덮치려는 미국의 야망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구름이 자주 끼면 비가 오기 마련이듯 미국은 저들의 적대행위가 가뜩이나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에 긴장을 더해주고 역류를 몰아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힘의 사용은 결코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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