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JSA 공동근무수칙도 마련 못 해
최현수 대변인, 29일 브리핑서 “北과 문서 협의 중”
국방부, JSA 북측 개방 기대…기약 없는 기다림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오는 5월 1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남측이 민간에 개방되는 가운데 여전히 북측은 JSA 자유왕래와 관련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JSA 자유왕래 부분은 별다른 진전이 없는데 북측과 협의가 어떻게 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서면을 통해 계속 협의를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부분은 마무리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leehs@newspim.com |
앞서 이날 오전 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는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 과정에서 중단됐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남측지역 개방을 전격 결정했다.
JSA 개방은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선언을 통해 남북 정상이 약속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 중지의 연장선상에 있는 조치로, 같은 해 9월 채택된 남북군사합의서에 보다 분명히 나타나 있다.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르면 양측은 JSA를 비무장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남‧북‧유엔사는 3자 협의체 회의를 통해 JSA 내 모든 화기, 탄약, 초소를 철수하는 등 비무장화 조치 취하는 동시에 공동근무수칙 마련에 나서는 등 JSA 자유왕래를 준비했다.
[판문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이 '9·19 군사합의서' 정신에 따라 비무장화 조치가 이루어져 남북 경비병력이 철수된 채 있다. |
◆ 기약 없는 JSA 자유왕래...北, 유엔사 배제 원하는 듯
비무장화 조치는 지난해 11월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JSA 개방이 연내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공동근무수칙을 놓고 북한이 파열음을 만들면서 JSA 자유왕래가 기약 없이 밀리기 시작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북한이 3자 협의체에서 유엔사는 빠지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국방부는 즉각 부인했으나 이 부분이 공동근무수칙 마련 및 JSA 자유왕래가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중대한 이유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유엔사도 북한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했다. 웨인 에어 유엔사 부사령관은 지난 18일 경기도 평택 유엔사 본부에서 열린 ‘유엔사 미디어의 날’ 행사에서 “북한이 유엔사를 배제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일 북한이 ‘JSA 관련 논의에서 유엔사가 빠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도 JSA 자유왕래를 놓고 북측과 원만한 협의를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JSA는 엄연한 유엔사의 관할 구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판문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해 4월 경기 파주시 판문점 도보다리. 다리 위에 남북 정상이 앉아 회담을 나눴던 테이블이 놓여 있다. 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는 29일 "오는 5월 1일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남측 지역 개방을 재개한다"고 결정, 민간 관광객들은 도보다리를 비롯한 4.27 판문점 정상회담의 주요 장소를 돌아볼 수 있게 됐다. |
◆ 국방부 “北과 협의 잘 되고 있어…JSA 남측 개방도 자유왕래 위한 사전준비 차원”
국방부는 “북측과 문서 형태로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고 곧 JSA 북측 지역 개방도 가능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국방부는 JSA 남측 개방 소식을 알리며 “방문객들이 JSA내에서 남북지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왕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남・북・유엔사 3자간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JSA 남측 지역 개방은) 향후 이뤄질 JSA 자유왕래를 위한 사전 준비 차원이며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남‧북‧유엔사 3자 간 협의 촉진 등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