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연구성과
효소 작동원리에 재활용 가능 고체촉매 개발
가격·효율·환경 잡은 1석 3조 기술
'네이처 머티리얼스' 게재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수소 생산 효율을 기존보다 50% 이상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광촉매를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은 남기태 미래소재디스커버리 d-오비탈 제어소재 연구단장(서울대 교수)·김형준 카이스트 교수팀과 공동으로 효소와 유사한 불균일촉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개발된 촉매를 햇빛을 이용해 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반응에 적용, 전달받은 빛의 40% 이상을 수소전환 반응에 사용하는 뛰어난 수소생산 성능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성능이 가장 우수한 값비싼 백금·이산화티타늄 광촉매와 비등한 뛰어난 성능을 보인 것이다.
값비싼 백금 대신 구리를 사용해 경제적인 동시에 반응에 쓰인 불균일촉매는 다시 회수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만큼 폐촉매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온라인판에 이날 0시 게재됐다.
(그림) 개발된 촉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모습 : 개발한 단원자 구리/이산화티타늄 촉매를 수소 생산 반응에 적용했다. 물과 메탄올을 섞은 반응물에 개발된 촉매를 넣고 빛을 가하면 수소가 생성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기존 촉매 대비 수소생산 효율을 33배나 높였다. 사진 속 기포는 수소가 활발히 생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과기정통부] |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우리 몸의 효소와 작동원리가 유사한 불균일촉매를 개발, 효율이 높은 균일촉매와 저렴하고 재활용 가능한 불균일촉매의 장점만을 결합한 새로운 촉매를 제조했다.
촉매가 반응물 및 생성물과 동일한 상(相)을 가질 때를 균일촉매(homogeneous catalyst)라 하며 촉매, 반응물, 생성물이 모두 다 용매에 녹아있다. 반면 불균일촉매(heterogeneous catalyst)는 반응물과 생성물이 기체나 액체상태인 것과 달리 고체상태로 상이 다르다.
연구팀은 광촉매인 이산화티타늄(TiO2) 나노입자 위에 구리 원자를 올려 효소처럼 작동하는 단원자 구리·이산화티타늄 촉매를 개발했다.
효소는 주변 단백질과 수소를 주고받는 상호작용으로 주변 환경과 반응하기 가장 적합한 형태로 자신의 구조를 바꿔 촉매반응에 참여한다.
연구진은 개발된 촉매가 효소와 마찬가지로 구리와 이산화티타늄이 상호 전자를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진행, 구조를 변화시켜 효소와 유사하게 촉매반응에 참여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가장 이상적인 촉매인 효소와 유사하게 작동하는 불균일촉매를 세계 최초로 개발, 불균일촉매의 가장 큰 단점인 낮은 효율 문제를 해결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개발된 기술은 높은 효율, 낮은 가격, 친환경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기술로 평가된다. 향후 수소생산은 물론, 촉매를 사용하는 많은 화학공정에서도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택환 단장은 “개발된 촉매를 물을 햇빛으로 수소로 생산하는 광촉매반응에 적용하면 상온·상압에서도 안정적이고 높은 효율로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값싸게 제조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 의미를 밝혔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