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등 각종 지표 호조, 경제 회복세 자신감 드러내
일부 전문가, “완전한 회복 아냐” 2분기 지준율 인하 언급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최근 경제지표가 잇따라 호조를 보임에 따라 중국 경제가 ‘건강한 발전’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는 “추가 부양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지준율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15일 런민은행(人民銀行, 인민은행)은 중앙은행통화정책위원회(央行貨幣政策委員會) 1분기 보고서에서 현재 중국 거시경제가 ‘건강(健康)한 발전’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4분기 보고서에서 사용한 ‘안정(平穩)적 발전’ 대신 ‘건강한 발전’ 이란 자신감 있는 용어를 선택한 것.
중앙은행통화정책위원회는 중국 인민은행이 지정한 통화정책 자문기관으로, 매 분기마다 전략회의를 개최해 경제형세 정책기조 통화정책 등을 논의한다.
또 정책기조와 관련해, 기존의 역주기 조절(逆周期調節, countercyclical adjustments)을 ‘강화’에서 ‘유지’로 변경했다. 역주기 조절은 세금을 줄이고 소비를 촉진해 경제 주기상의 급격한 변동을 최소화한다는 뜻이다.
중앙은행통화정책위원회의 지난해 4분기 및 올해 1분기 보고서 비교 [사진=제멘] |
인민은행이 지난해 4분기 대비 좀 더 자신감 있는 표현을 꺼내 들자, 시장은 “최근 구매관리자지수(PMI) 수출입 등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누그러진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경기가 회복세로 들어서면서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연구원들은 “완전한 경제회복으로 보아선 안 된다”며 지준율 인하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쉰레이(李迅雷) 중타이증권(中泰證券) 수석 연구원은 제멘(界面)과의 인터뷰에서 “거시경제가 ‘건강한 발전’ 상태라는 분석은, 앞서 문제시됐던 다양한 문제가 해소되고 있다는 뜻이긴 하지만 이것을 ‘중국 경제가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최근 수출 지표가 예상을 웃돈 건 사실이지만 수입이 예상보다 감소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3월 중국 수출은 1986억7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4.2% 증가해 시장예상치(6.5%)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써 전년대비 20.7% 감소하며 3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인 2월 수출 성적표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국의 수입 규모는 1660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앞서 시장은 0.2% 증가를 예상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는 “수입이 감소했다는 것은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을 우려해 미리 앞당겨 수입한 제품들을 중국 소비자들이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리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병이 깊어져 치료가 어려운 지경(병입고황, 病入膏肓)’에서 약간 호전된 것일 뿐이라며 “기존의 통화정책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경기 회복세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이를 지속해서 유지하려면 추가 부양책, 즉 지준율 인하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역주기 조절 유지’ 역시 중국 경제가 아직 침체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지준율 인하 시기를 2분기 쯤으로 내다봤다.
밍밍(明明) 중신증권 수석애널리스트도 “3월 경제지표가 예상외로 호조를 보인 만큼 당장의 지준율 인하 가능성은 줄어들었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지준율 인하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고 평가했다. 그 역시 2분기 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한편 17일 나오는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GDP) 지표 결과에 따라 지준율 인하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leem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