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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세 김병기 화백 "나는 장거리 선수…동양식 포스트모더니즘은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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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까지 가나아트센터서 김병기 개인전 '여기, 지금' 개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중섭과 김환기, 박수근과 동시대에 활동한 작가 김병기 화백이 개인전을 갖는다. 그의 개인전 '여기, 지금'은 10일 개막해 오는 5월 12일까지 33일간 가나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올해 103세인 김병기 화백은 파리와 미국 등 국내외를 오가며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주요한 족적을 남긴 원로화가로, 이번 전시에는 그는 근작과 대표작 20여점이 선을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산의 동쪽-서사시'를 설명하는 김병기 화백 2019.04.10 89hklee@newspim.com

김 화백은 1934년 일본 아방가르드양화연구소에 입소, 추상 미술과 초현실주의 미술을 접한 뒤 추상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공부를 마친 후 1939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50년미술협회'를 결성하고 '피카소와의 결별'(1951)이라는 글을 발표했다.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커미셔너로도 참여하는 등 '추상화가 1세대'로서 전위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그런 그는 100세를 넘긴 현재까지도 붓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추상을 넘어 원초적인 그리기 작업에 초점에 맞춰 작업하고 있다. 10일 가나아트센터에서 만난 김병기 화백은 "생일을 맞아 전람회를 하는 것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이 있다. 백살이 넘은 사람이 그림을 그리기도 힘든데, 나는 상당히 새로운 그림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건 역사상, 세계적으로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항상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메타포 Metaphor, 2018, Oil on canvas, 162.2x130.3cm [사진=가나아트센터]

이날 김 화백은 정갈하게 넘긴 백발에 검정색 수트, 노란색 넥타이로 멋을 내고 등장했다. 다리가 불편해 걸을 때는 지팡이가 필요하고, 상대가 큰 소리로 말해야 들리지만 자신의 작업 세계에 대해 설명할 때 만큼은 눈에서 빛이 났다. 

김 화백은 "이것은 한국에 대한 것이 아닌,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나에게 '너는 뭐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며 '추상과 오브제를 넘어 원초적인 그리기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상을 넘었다는 게 보통 중요한 게 아니다. 21세기는 어떤 면에서 포스트모던 시대라 한다. 나는 나대로 동양성을 갖고 포스트모더니즘을을 표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김병기 화백 2019.04.10 89hklee@newspim.com

이런 그의 철학은 전시 제목과도 이어진다. 전시명인 '여기, 지금'은 그가 미국에서 접한 장 푸라수아 리오타르의 글 '포스트모던의 조건'(1979)에서 따왓다. 리오타르는 바넷 뉴먼의 '영웅적이고 숭고한 인간'(1950~1951)을 예시로 '여기, 지금'이라는 개념을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지금'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현재의 시간이며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순간이다. 작가들 역시 빈 캔버스와 마주할 때 두려움 혹은 쾌락을 느끼는데 이 역시 포스트 모더니즘의 개념과 이어진다.

김병기 화백은 "예술에 있어 '1+1=2'는 절충형이다. '1+1'의 답은 3도 되고 5도 된다. 예술은 모든 게 다 되는 세계다. 복합성의 예술, 그것은 창의적 복합이다. 예술에 있어 가장 나쁜 게 절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자의 세계는 0이다. 나는 그의 철학을 존중한다. 시간의 단면이라는 점에서 실존주의도 노자와 비슷하다. 동양의 선불교와 실존주의는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다섯개의 감의 공간, Persimmon of Five Spaces, 2018, Oil on canvas, 65x100cm [사진=가나아트센터]

김 화백은 최근 그리는 행위에 몰두하는 이유도 밝혔다. 그는 "현대미술은 사실주의에서 추상주의, 그리고 오브제가 등장했다. 마르셀 뒤샹의 '샘'이 대표적이다. 기성품을 갖다 놓고 사인만 해 자신의 작품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마르셀 뒤샹의 영향을 받았지만, 개념미술은 남는 게 없다. 마르셀 뒤샹은 변기만, 요셉 보이스는 치즈를 올려 둔 의자가 남았다.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의 노트만 남아있다. 그러니 '개념미술'에서는 남는게 무엇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원초적인 것', 동시에 영원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나는 그리기의 중요성을 말한다. 눈에 안 보이는 걸 그리는 '추상화'를 해온 내가 지금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고 있다. 사진기가 발달했지만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김 화백 작품의 특징은 '정신성'과 '형상성'의 공존이다. 사람은 시각적으로 본 것을 그리기 때문에 '형상성'에서 벗어날 수 없으나 그림에 '정신성'이 담겨야 한다는 것. '정신'이 담겨있지 않으면 이는 모방에 불과하다고 김 화백은 생각한다.

역삼각형의 나부 Nude of an Inverted Triangle, 2018, Oil, gesso and charcoal on canvas, 145.5x112.1cm [사진=가나아트센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산의 동쪽-서사시'는 기하학적인 도형에서 추상의 특징을 갖고 있다. 동시에 한국의 정서도 품고 있다. 이 작품에 대해 김 화백은 "작업실 근처이자 전시장인 가나아트센터를 표현한 것이다. 주변의 나무와 소나무는 선으로 그렸다"고 말했다.

그는 "붉은색과 푸른색은 한국을 상징한다. 갈라진 구역들은 나눠진 한국의 모습이다. 그리고 주변의 노란색은 한국을 둘러싼 열강이다. 서사적인 작품"이라며 "난 외국에 오래 살았지만 잠시도 한국인이라는 것을 잊은 적이 없다. 난 처음부터 한국인이었고 지금도 한국인, 영원히 한국인이다"고 강조했다.

겨울 감나무, Winter Persimmon Tree, 2018, Oil on canvas, 130.3x97cm [사진=가나아트센터]

그는 자신을 '장거리 선수'라고 표현하며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김 화백은 "100세가 넘어 그림을 그리니 나는 장거리 선수다.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건강하다"고 말했다. 최근 밝은 색을 사용하게 된 데 대해서는 "색채에 대한 욕망이 지금 일어나기 시작했다. 앞으로 아주 컬러풀한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외에도 전시장에서는 김 화백이 2016년 개인전 이후 작업한 '다섯개의 감의 공간' '산 동쪽의 황혼' '역삼각형의 나부' 등을 볼 수 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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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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