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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연호, 초봄 노래하는 구절서 따와…"새 시대 화창한 봄날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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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전문가, 만요슈 인용 "초봄의 상쾌함을 전하는 구절"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오는 5월 1일부터 적용되는 일본의 새 연호가 '레이와'(令和)로 결정됐다. 이번 연호는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고전에서 인용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일 NHK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일본의 새연호를 '레이와'로 결정했다며, 전통시가 와카(和歌)를 모은 '만요슈'(万葉集)에서 인용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뒤이어 진행된 담화에서 새 연호에 대해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모은 가운데 문화가 태어나 자란다는 의미"라며 "일본의 유구한 역사와 향기로운 문화, 사계절이 아름다운 자연 등 일본의 모습을 다음 세대로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출전인 만요슈에 대해 "덴노(天皇·일왕), 왕족, 귀족 뿐만 아니라 농민까지 많은 사람들이 부른 노래가 담겨있어 우리나라의 풍요로운 국민문화와 오랜 전통을 상징하는 국서(国書)"라고 의의를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일, 오는 5월 1일부터 시행될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공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만요슈 7~8세기 후반에 걸쳐 존재한 와카를 모은 시가집으로, 현존하는 와카 시가집 중에 가장 오래된 고전이다. 

이번에 연호에 인용된 구절은 만요슈 제5권 가운데 매화꽃을 노래하는 32수의 서문에 해당된다. '初春令月、気淑風和、梅披鏡前之粉、蘭薫珮後之香'라는 구절로, 令와 和가 한차례씩 등장한다. 

일본 와카의 권위자로, 와카를 짓는 가진(歌人) 오카노 히로히코(岡野弘彦)씨에 따르면 해당 구절은 "초봄의 달이 맑고 공기가 상쾌하며 바람은 부드럽다. 매화꽃은 거울 앞에서 화장하듯 하얀꽃을 피우고 난꽃은 그윽한 향기를 풍긴다"는 뜻이다. 

오카노씨는 "초봄의 상쾌함을 전하는 구절"이라며 "만요슈의 노래는 일본 고유의 말로 지어져있지만 연호가 고유의 말로 지어질 경우 길어지기 때문에 한문풍의 문장으로 쓰여진 서문에서 인용했다는 점에 이번 선정의 특색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요슈 연구자인 우에노 마코토(上野誠) 나라(奈良)대학 교수도 "(연호에) 화창한 봄날같은 시대가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요슈는 일본의 정감을 전달해주는 고서이기 때문에 여기서 연호를 따왔다는 사실에 감격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글로벌화에 따라 일본인이 일본인이라는 걸 의식하기 어려워진 때, 일본 고전에서 연호를 취한다는 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고문을 연구하는 나카무라 히로토시(中村啓信) 고쿠가쿠인(国学院) 명예교수는 "연호는 장래적으로는 국어(일본어)에서 골라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정이 그 한 걸음으로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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